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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코웨이 ‘매각 승부수’ 윤석금 회장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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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은 8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다른 데서 해도 잘될 회사를 내놓는 게 순리”라고 말했다. 그는 “안 되는 사업은 내가 해서 책임을 지면 된다”며 각오를 다졌다.

윤석금(67) 웅진그룹이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안 되는 사업은 내가 해서 책임 지면 된다.”

 윤 회장은 8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그룹 매출의 24.6%를 차지하는 웅진코웨이 매각과 태양광 사업 집중에 대한 소회를 피력했다.

-‘윤석금식 승부수’라는데 … 왜 코웨이인가.

 “사실 아까운 회사다. 하지만 다른 곳에서 해도 잘될 만한 회사를 내놓는 것이 순리라 생각했다. 비교적 적은 자본으로 장사 잘할 수 있는 코웨이는 누가 가져가도 잘된다. 또 이만한 자금을 마련하려면 다른 계열사 두 개쯤을 매각해야 하는데, (시기나 방법이) 적당하지 않았다.”

-태양광 사업 경쟁이 치열한데.

 “지난 6개월 동안 어려워진 것은 맞다. 공급과잉 때문이다. 또 한국에서 이 산업이 정부주도형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 시장과 기업 주도형으로 바뀌게 되면 원가를 낮추는 기업이 살아남고 더 잘된다. 웅진이 이걸 할 자신이 있다. 또 화석연료를 줄이는 데 전 세계가 집중하는데, 태양광 말고 다른 대안이 없지 않은가. 현재까지 확보한 공간 안에서만 태양광 발전에 집중해도 충분히 성공한다.”

-2007년 극동건설 인수 후 자금 상황이 나빠져 매각을 결정한 것은 아닌지.

 “건설회사 인수와 경기침체가 우연히 맞물린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실제로 들여다보면 그룹 상황이 그렇게 나쁘진 않다. 다만 이대로 시간이 가면 태양광에 투자할 여력이 없어진다고 판단했다. 지금도 투자하기로 해놓고 못한 것이 있다. 더 나빠져 마지막 코너에 몰리기 전에 선제적 대응을 한 것이다. 회사가 빚이 많으면 무겁지 않나.”

-코웨이 직원들에게 e-메일을 보냈다.

 “내가 사장을 두 번 한 회사는 코웨이밖에 없다. 그것도 회사가 어려울 때 다시 돌아와 직원들과 함께 살렸기 때문에 애착이 더 크다. 나도 마음이 아프다.”

 윤 회장은 7일 직원들에게 보내는 e-메일에서 “마음 한구석이 뚫린 것처럼 허전하다. 하지만 기업 경영에서는 언제나 발생하는 크고 작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근원적 대응을 해야하는 것이 옳다 생각했다”고 심경을 털어놨다.

◆윤석금 회장=충남 공주 출신. 강경상고와 건국대 경제학과를 나왔다. 한국브리태니커 백과사전 방문판매 사원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브리태니커 사전을 파는 기록을 세웠다. 1980년 직원 7명으로 웅진출판을 세운 뒤 웅진코웨이 등 계열사 15개를 둔 자산 8조원의 재계순위 32위 그룹으로 키웠다. 좌우명은 ‘좋아하는 일에서 작은 성취를 맛보는 게 가치 있는 삶’. 오명 KAIST 이사장과 강석진 전 GE코리아 회장, 조동성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를 멘토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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