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실수로 성폭행 재판 무산되자 16세 소녀 끝내…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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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의 실수로 성폭행 재판이 무산되자 스스로 목숨을 끊은 데이나 베이커.

검사의 실수로 성폭행 재판이 무산되자 피해자인 16세 소녀가 끝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데일리메일 인터넷판이 7일 보도했다.

영국 가라테 여자 청소년 대표인 데이나 베이커는 자신의 가라테 사범인 재스팔 라이엇(48)에 의해 13살 때부터 성폭행을 당했다. 라이엇은 불우한 가정 출신이면서도 성적이 우수한 베이커의 양육을 책임지겠다고 자원한 뒤 그녀에게 몹쓸 짓을 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며 2010년 성폭행 재판이 시작됐다. 그런데 그해 3월 검사인 데이비드 존스(68)가 그의 집에서 피해자인 베이커와 2시30분 동안 식사를 하며 증거에 대해 논의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존스 검사는 피해자와 만나면서 검찰청에 알리지 않고, 경찰이 입회하지 않은 상태에서 대화 내용을 기록하지도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법 위반에 해당한다. 이후 열린 재판에서 판사는 심각한 위법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리고 재판을 6개월 연기했다.

베이커는 재판 연기가 결정되자 극심한 불안에 떨며 페이스북에 "뭘 해야 할지 궁리하고 있다"는 글을 남겼다. 다음날 그녀는 자살했다. 그녀는 앞서 자신의 증언을 비디오로 녹화했다. 그녀는 비디오에서 "라이엇의 계속된 성폭행으로 우울증에 빠졌으며 약물을 과다 복용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또 베이커가 그에게 "자살할 수도 있다"고 하자, 라이엇이 "나를 위해 희생한다니 고맙군"이라고 말했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2010년 9월 재판이 속개되자 베이커가 마지막으로 녹화한 비디오가 법정에서 증거로 채택됐다. 결국 라이엇은 성폭행 혐의 등으로 8년형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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