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서브 집중 포화에 ‘거인’ 가빈도 휘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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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빈

대한항공이 ‘가빈화재’의 ‘몰빵배구’를 잡는 법을 확실히 보여줬다.

 대한항공은 5일 인천 도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경기에서 삼성화재를 3-0(25-22, 25-17, 25-19)으로 완파했다. 대한항공은 13연승에 성공, 지난 시즌 세운 팀 최다 연승 기록(12연승)을 갈아치웠다. 또한 프로배구 단일 시즌 최다 연승 달성에도 가까워졌다. 기존 기록은 현대캐피탈이 2005~2006 시즌에 작성한 15연승이다. 2위 대한항공은 19승6패(승점 53)가 돼 선두 삼성화재(21승4패·승점 60)와의 격차를 7점으로 좁혔다. 대한항공은 이번 시즌 삼성화재와 네 차례 대결에서 두 번 이겼는데, 모두 풀세트 접전을 펼쳤다. 그러나 이날만큼은 압도적이었다. 최다 득점을 올린 마틴(27득점)뿐 아니라 김학민(12득점)과 이영택(8득점) 등 주전들이 고르게 활약했다. 반면 삼성화재는 팀 득점의 절반을 책임지는 가빈(19득점)의 공격 성공률이 평소보다 훨씬 떨어지는 46.15%에 그쳤다. 타점도 낮았고 자신감도 없어 보였다.

 가빈의 부진은 단순한 컨디션 난조가 아니었다. 대한항공이 그를 막는 법을 연구했고, 이게 주효했다. 대한항공은 경기 초반부터 강력한 서브를 가빈에게 집중시켰다. 리시브가 안 좋은 가빈을 흔들기 위해서였다. 결국 가빈은 공을 제대로 걷어 올리지 못하고 번번이 실수를 범했고 표정은 점점 굳었다. 리베로 여오현이 그의 곁에 바짝 붙어 리시브를 대신 하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대한항공의 세터 한선수는 “아무리 가빈이라도 서브 리시브가 흔들리면 공격에서도 자신감이 떨어질 것이라 생각했다”며 “가빈을 흔드니까 공격이나 수비에서 삼성화재가 많이 동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서브 리시브가 안 되면 공격 부담이 100% 에이스한테 갈 수밖에 없다. 가빈이 잘해주면 이기는 거고 그렇지 않으면 안 풀리는 거다”면서 “박철우의 공격력이 회복 안 되면 가빈 외에는 공격을 해줄 만한 선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날 박철우는 8득점(공격 성공률 33.33%)으로 극심한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대한항공은 1세트 마틴이 공격 성공률 100%에 10득점을 올리면서 세트를 쉽게 가져왔다. 대한항공은 2세트에서도 17-12까지 순조롭게 점수 차를 벌렸다. 24-17에서는 가빈의 오픈 공격을 한선수가 블로킹으로 차단하면서 세트를 가져왔다. 대한항공은 3세트 8-7에서 상대 범실과 마틴의 블로킹, 이영택의 속공 2득점, 마틴의 서브에이스 등 5점을 묶어 멀리 달아났다.

 성남에서는 현대캐피탈이 상무신협을 3-0으로 가볍게 꺾었다. 4연승의 상승세를 이어간 현대캐피탈은 승점 48점(15승10패)을 쌓으며 KEPCO(46점)를 밀어내고 3위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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