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Q스쿨 내년 폐지 … 해외파 고생길 열리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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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미국 PGA 투어에서 Q스쿨이 사라진다. Q스쿨은 이듬해 투어 출전권을 놓고 벌이는 대회다. 공식적인 명칭은 퀄리파잉 토너먼트(Qualifying Tournament)인데 모두 Q스쿨이라고 부른다. 합격자를 대상으로 프로로서 지녀야 할 예절, 교습 방법을 가르치는 수업을 했는데 그때 명칭이 Q스쿨이었다. 수업은 사라졌지만 스쿨이라는 이름을 쓰는 전통은 남아 있다.

 한 타 차로 투어 카드 당락이 결정되는 Q스쿨의 긴장감은 엄청나다. 최경주(42·SK텔레콤)는 “인생에서 가장 긴장된 샷은 Q스쿨 합격이 걸린 마지막 홀 퍼트였다”고 말했다. 미국 골프계에서는 역사와 드라마를 갖춘 Q스쿨이야말로 제5의 메이저대회라고 주장하는 시각이 있다.

PGA 투어가 2013년 Q스쿨을 없애기로 결정했다. 대신 1부 투어 하위권 선수(상금랭킹 126~200위)와 2부 투어 상위권 선수(1~75위)가 3개의 대회를 치러 상위 50명에게 시드를 주게 된다. 제도 변경 명분은 미국 2부 투어의 활성화다. 뛰어난 선수들이 해외 투어가 아니라 미국 2부 투어에서 뛰게 하고, 2부 투어 후원회사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할 기회를 준다는 것이다.

 반론도 만만치 않다. 새 제도는 야구로 치면 마이너리그에서 1년 이상 뛴 선수에게만 메이저리그에서 뛸 수 있게 한 것이다. 미국 골프계에서는 “뛰어난 아마추어 선수도 2부 투어에서 1년 동안 허송세월을 해야 한다”는 비난이 나온다. 외국 선수를 견제하기 위한 진입장벽이라는 목소리도 크다. 상금이 적은 2부 투어에서 1년을 버텨야 하기 때문에 미국에 연고가 없는 선수들은 절대 불리하다. 미국 진출을 바라는 한국 선수들은 크게 걱정하고 있다. Q스쿨 폐지는 PGA 투어의 위상을 깎아내릴 수도 있다. 요즘 잘나가는 유럽 선수들이 복잡한 제도 때문에 미국 투어를 외면할 경우 1등 투어라는 PGA 투어의 위상이 더 내려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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