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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오다 에이치로 원작 '원피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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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특히 청소년들은 무엇에 목숨을 걸 수 있을까? 돈, 명예? 친구사이의 절대적인 신뢰로 맺어진 우정? 혹은 자기 자신의 꿈이나 희망을 잃지 않고 노력하는 스스로의 힘?

이 〈원피스〉를 읽고 있노라면 작가 오다 에이치로는 그 모든 것을 이 작품 속에서 표현하려고 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원작 자체가 소년 점프에 연재되고 있으니까, 꿈, 희망, 노력, 용기, 우정같은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드래곤 볼〉 〈슬램덩크〉 〈바람의 검심〉과 같은 소년 점프 특유의 만화들이 하나둘씩 완결되어간 사이 〈멋지다 마사루〉류의 엽기 코미디물들이 득세하게 되어 소년 점프도 꽤나 변색이 되었었다.

하지만 〈바람의 검심〉의 어시스턴트 출신의 작가가 그린 이 작품은 그 전통을 확실하게 잇고 있다. 더불어 최근 TV방영 애니메이션 중에서는 〈헌터X헌터〉와 더불어 1,2위를 다툴 정도의 인기가 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매료시키는 이유는 뭘까.

해적이 주인공인 만화라면 그 유명한 〈해적〉이나 〈캡틴 하록〉 〈해왕기〉 같은 작품도 있는데, 유독 이 작품만이 대중적(앞의 작품은 조금 매니아적인)
인 인기를 끄는 이유는 뭘까?

그건 소년 만화 특유의 '주제의 명확성'에 있지 않을까 싶다. 누가 뭐라고해도 주인공 몽키 D 루피는 정의고 그것을 방해하는 자들은 악이다. 루피는 (약간 멍청해서)
무엇이든 명확하다는 점이 인기를 끈 이유가 아닐까 생각된다.

그리고 또 다른 이유는 '해적'이라는 소재를 이용했다는 것도 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지금까지의 해적 만화는 꽤나 매니아적인 요소가 많았다.

〈원피스〉는 지금까지의 대중화시킬 수 없었던 해적이라는 신선한 소재를 친근하고 재미있게 대중들에게 선보임으로서 작품의 차별화에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원피스〉속에는 감동이 있다. 요즘 넘쳐나는 코미디물이나 수많은 스포츠물, 학원 폭력물 속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그 뭐라 형용할 수 없는 느낌. 20년전 〈정글대제 레오〉의 마지막 장면을 보고 울었던 기성세대 이후 지금까지도 독자들은 감동적인 작품을 찾고 있고 그런 작품이 성공했다.

물론 무작정 감동만을 떠 안기려는 작품은 독자들이 기피한다. 하지만 〈원피스〉속에는 요즘 만화가 갖고 있는 재미나 스릴이라는 요소에 스파이스처럼 감동적인 요소가 들어 있는 형식이라 사람들의 호응을 얻었다. 게다가 그 요소는 미묘하게 작품속에 잘 녹아 들어가 있어 작품성을 배가시키고 있다.

지금 TV판은 만화책의 13권쯤에 이르고 있다. 올해 안으로 끝날 것 같지는 않는데, 이대로가면 21세기 최초의 애니메이션 대상에 그 이름을 올릴 작품이 될지도 모른다. 그런 이유에서 아직 완결이 되지 않은 작품임에도 '명작'이라고 필자는 밝히고 싶다.

하승빈 사이버리포터<cityknight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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