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업] 미술관 옆에 대형치즈? 과천에 가면 큐브릭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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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경기도 과천 서울대공원과 국립현대미술관 입구에 세워진 ‘큐브릭’. [사진작가 김용관]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황량한 겨울 공원에 구멍 숭숭 뚫린 치즈 조각 같은 흰 구조물이 등장했다. 공원 옆 미술관의 랜드마크다.

 경기도 과천 서울대공원 광장에 세운 4m 입방체로, 각 면을 조금씩 다르게 자른 가로·세로 1m의 큐브 수 십 개를 레고 블록처럼 쌓아 올려 만들었다. 정육면체(cube)와 벽돌(brick)을 합쳐 ‘큐브릭’이라 명명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이 미술과 건축의 만남을 키워드로 진행하는 ‘아트 폴리(Art Folly)’의 첫 작품이다. 이를 디자인한 건축가 김찬중(43) 씨는 “치즈나 스펀지 혹은 쓰다 남은 지우개 등 보는 이들 나름대로 해석할 수 있게 하고 싶었다. 구멍을 통해 하늘과 나무를 보는 탈일상적 경험을 하며 건축이 사람들의 예술적 감성을 자극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하버드 건축디자인 대학원을 졸업했다. 2006년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에 참여했으며, 같은 해 베이징 비엔날레에서 아시아의 주목 받는 건축가 6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큐브릭은 움직이는 작은 미술관이며, 국립현대미술관으로 관객을 끌어들이는 미끼다. LED가 설치된 바닥엔 미술관의 전시·문화행사 등의 정보가 투사된다. 밤에 불이 켜지면 송송 뚫린 구멍으로 빛이 새어 나오는 조명이 된다.

 큐브릭에서 현대미술관에 이르는 길에는 큐브릭의 재료가 된 작은 조각이 곳곳에 놓여 있다. 동화 ‘헨젤과 그레텔’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아이들이 뿌려놓은 빵조각처럼 도보 관람객들의 이정표 노릇을 한다. 큐브릭은 3월 중순까지 서울대공원 입구 광장에 설치됐다가 6월까지는 공원과 미술관 조각공원 등으로 자리를 옮겨 다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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