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일요일 아침]줄탁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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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5호 29면

줄탁(啐啄)

어미의 부리가
닿는 곳마다

별이 뜬다

한 번에 깨지는
알 껍질이 있겠는가

밤하늘엔
나를 꺼내려는 어미의
빗나간 부리질이 있다

반짝, 먼 나라의 별빛이
젖은 내 눈을 친다

※줄탁(啐啄): 병아리가 껍질을 깨뜨리고 나오기 위하여 껍질 안에서 쪼는 것을 줄(<5550>)이라고 하고, 어미 닭이 밖에서 쪼아 깨뜨리는 것을 탁(啄)이라고 함.



이정록
1964년 충남 홍성 출생. 1989년 대전일보, 199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김수영문학상' '김달진문학상' 수상. 시집 <벌레의 집은 아늑하다> 동화책 <귀신골 송사리> 등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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