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메달 강초현양 대전 집 스케치

중앙일보

입력

16일 오전 9시30분 2000 시드니올림픽 여자 공기소총에서 유성여고 3년 강초현(18)양의 경기장면을 TV로 지켜보던 姜양의 어머니 김양화(金良和.40.대전시 유성구 외삼동)씨 눈에는 기쁨과 안타까움이 뒤섞인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은메달이 확정되는 순간 월남전 상이군인인 남편(강희균.지난해 5월 사망)의 병 수발을 하면서 남매를 키워왔던 어려움이 순식간에 사라지는 듯한 환희에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초현이가 마지막 한발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미국 선수에게 아깝게 금메달을 내주게 되는 순간에는 안타까움에 눈물을 흘려야 했다.

金씨는 "마지막 한발을 남겨 놓았을 때 저 세상에 계신 아이 아빠에게 도와달라고 기도까지 했는데 너무 아쉽다" 며 "초현이가 상처를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이른 아침부터 姜양 집에 모여 경기장면을 함께 지켜보던 친지와 이웃들은 "초현이는 아직 어리니까 4년 뒤 올림픽에서는 꼭 금메달을 딸 것" 이라며 金씨를 위로했다.

사촌 오빠인 강문수(47.식당업.공주시 옥룡동)씨는 "초현이는 중학교 때부터 월남전에서 두 다리를 다친 아버지를 업고 병원에 다닐 만큼 효녀" 라며 姜양을 자랑스러워했다.

마을 주민들도 "생활보호연금으로 살아가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밝게 자란 초현이가 어머니에게 큰 효도를 했다" 며 기뻐했다.

한편 姜양이 다니는 유성여고측은 이날 1교시 수업을 중단하고 전교생 9백50명이 교사들과 함께 TV를 지켜보며 姜양을 응원했다.

담임교사인 강석길(47)씨는 "항상 밝은 모습의 초현이가 개교 이래 최대의 명예를 학교에 안겨줬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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