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불청객’ 백내장·노안, 특수렌즈 넣어 동시 치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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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러브안과 국제노안연구소 박영순 소장이 환자에게 백내장과 노안을 한 번에 치료할 수 있는 특수렌즈 삽입술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아이러브안과 제공]

노령사회가 되며 피할 수 없는 퇴행성 질환이 늘고 있다. 중년 이후 눈에 나타나는 백내장과 노안도 그 중 하나다. 이 두 가지 질환은 동시에 찾아오기도 한다. 최근 특수렌즈를 삽입해 백내장과 노안을 한 번에 해결하는 첨단 치료법이 소개됐다. 하지만 이 시술의 효과를 제대로 보려면 의료진의 풍부한 시술 경험이 가장 중요하다. 아이러브안과는 국내 시력교정술의 요람이다. 아이러브안과 박영순 원장은 국내에 라식·라섹을 도입했고, 특수렌즈 삽입술과 노안수술을 가장 많이 했다. 국제노안연구소를 설립해 새로운 노안치료법도 연구 중이다. 박영순 아이러브안과 국제노안연구소장에게 노안을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방법에 대해 들었다.

60대 72%가 백내장 증상

백내장과 노안은 중년 이후 눈에 찾아오는 불청객이다. 백내장은 눈에서 카메라의 렌즈에 해당하는 수정체가 혼탁해지는 질환이다. 눈에 들어온 빛이 제대로 통과하지 못해 시야가 안개가 낀 것처럼 뿌옇다.

 아이러브안과 국제노안연구소 박영순 소장은 “백내장의 원인은 선천성·외상·염증·당뇨병 등 다양하다”며 “하지만 대부분은 나이가 들며 발생하는 퇴행성”이라고 말했다. 백내장은 50대에 서서히 시작돼 60대에서 약 72%, 70대 이상은 대부분이 나타난다.

 노안은 수정체와 주변에 있는 근육이 퇴화해 나타난다. 눈에 들어온 빛은 각막(카메라 렌즈의 필터에 해당)·수정체(렌즈)·홍채(조리개)를 거쳐 망막(필름)에 닿는다. 빛의 초점이 망막에 정확하게 맺혀야 사물이 또렷하게 보인다.

 수정체는 가까운 것을 볼 때 두꺼워지고 먼 곳을 볼 때 얇아지며 망막에 모이는 빛의 초점을 조절한다. 수정체의 두께는 주변에 있는 근육(모양근)이 늘어났다 수축하며 조절한다. 박 소장은 “중년이 되면 수정체와 모양근의 탄력이 떨어지고 딱딱해진다”며 “빛의 초점이 망막 뒤쪽에 맺혀 가까운 게 안 보이는 노안이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근거리 시력 0.1→0.8로 개선

과거 노안이 오면 돋보기안경을 착용했다. 백내장은 뿌옇게 변한 수정체를 빼내고 인공수정체를 넣었다. 최근 노안과 백내장 치료가 진화했다. 특수렌즈 하나만 삽입하면 깨끗하고 선명한 시야를 얻을 수 있다. 백내장과 노안 치료를 위해 필요했던 두 번의 시술을 한 번으로 끝낸 일명 ‘특수렌즈를 삽입술’이다.

 특수렌즈 삽입술의 결과는 환자의 눈 상태에 따라 정교하게 시술하는 의료진의 손기술에 달렸다. 아이러브안과는 ‘돋보기 없이 사는 세상’을 위해 2005년 국제노안연구소를 설립하고, 노안·백내장 등 시력개선을 위한 시술법을 발전시키고 있다. 특히 아이러브안과는 국내에서 특수렌즈 삽입술 경험이 가장 많다.

 특수렌즈 삽입술에는 2005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은 인체 친화적인 렌즈를 사용한다. 박영순 소장은 “렌즈에서 빛이 두 가닥으로 꺾이면서 망막에 도달하는 빛의 양을 자동으로 조절하기 때문에 근거리와 원거리를 모두 잘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렌즈는 수정체 역할도 해 백내장을 치료한다.

 특수렌즈는 각막을 2~3㎜ 절개한 후 노화한 수정체를 빼고 집어넣는다. 박 소장은 “수술 시간이 짧고 통증이 거의 없다”며 “수술 다음날부터 일상 활동을 할 수 있다. 수명은 반영구적”이라고 덧붙였다. 치료 결과는 고무적이다. 지난해 아이러브안과 국제노안연구소에서 특수렌즈로 시술 받은 환자 154명을 조사한 결과 평균 원거리 시력은 0.4에서 0.9로, 근거리 시력은 0.1에서 0.8로 개선됐다.

 특수렌즈 삽입술은 1994년 소개된 후 세계에서 2500만 개 이상 시술됐다. 박 소장은 “백내장과 노안이 함께 발생하는 사람이 많아 국내에서도 특수렌즈를 찾는 환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노안연구소에 따르면 2010~2011년 백내장 수술을 받은 환자 1008명 중 43%가 백내장·노안 동시수술을 받았다. 이 중 78%가 50, 60대 중·장년이다.

 노안만 교정할 땐 레이저로 각막을 깎는 방법도 있다. 박 소장은 “주로 쓰는 눈(주시안)은 먼 거리를, 덜 쓰는 눈(비주시안)은 가까운 거리를 잘 볼 수 있게 교정한다”고 말했다. 국제노안연구소에 따르면 레이저 노안수술 6개월 뒤 환자의 88%가 시력 1.0 이상을 얻었다.

황운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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