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 심장 혈액공급 감소시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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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이 심장에 대한 혈액공급을 감소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런던 해머스미스병원의 파올로 카미치 박사는 미국심장학회 학술지 ''순환''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심장이 스트레스를 받을 때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의 혈액저장고인 미소혈관계(微小血管系)의 혈류량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카미치 박사는 담배를 피우는 사람 11명과 피우지않는 사람 8명을 대상으로 심장 스트레스 테스트중 심장에 공급되는 혈류량을 양전자방사단층촬영(PET)으로 측정한 결과 흡연자가 비흡연자에 비해 혈류량이 21%나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결과는 흡연이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대형혈관인 심장동맥뿐아니라 미소혈관계의 기능마저 손상시킨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최초의 직접적인 증거라고 카미치 박사는 말했다. 카미치 박사는 미소혈관계의 혈류량 감소 이유가 흡연이라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실험대상자중 흡연자들에게 비타민C를 정맥주사로 공급한 결과 미소혈관계의 혈류량이 비흡연자들과 같아졌다고 밝혔다.

비타민C는 유리기(遊離基)라고 불리는 세포손상 물질을 소탕함으로써 심장을 보호하는 항산화물질이며 흡연은 체내의 비타민C 저장량을 고갈시키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카미치 박사는 이 실험결과는 비타민C가 흡연으로 인한 심장동맥의 손상 등 흡연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해 줄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이에 관한 보다 깊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앞으로 보다 많은 흡연자들을 대상으로 비타민C 보충제를 장기간 복용시키는 실험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카미치 박사는 지중해 국가들은 흡연율이 다른 유럽국가들에 비해 높으면서도 심장병 발병률은 낮다고 지적하고 이는 비타민C가 풍부한 지중해식 식단(食單)과 연관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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