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N 논리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11월, 광주시 동구 학동의 한 아파트 놀이터. 유치원생, 초등학생 5∼6명이 뛰어 놀고 있다. 일부 미끄럼틀·철봉은 녹이 슬었고, 놀이터 주변에선 강아지의 분변도 눈에 띈다. 손효서(7) 양은 “놀이터에서 모래에 이름을 쓰거나 친구들과 ‘땅 따먹기’ 게임을 하고 싶어도 땅이 딱딱해 놀이를 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어린이 놀이시설 사고가 매년 증가하면서 아이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조사결과, 2004년 146건이었던 놀이시설 사고가 2005년 186건, 2006년 307건 등으로 급증했다. 통학차량도 문제다. 어린이집과 유치원, 태권도 학원 등에서 운영하는 어린이 통학 차량은 전국에 20만여 대로 추정된다. 승·하차 시 교통사고는 지난해에만 209건 발생해 10명이 사망하고 400여 명이다쳤다.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우리나라에 비해 싱가포르는 ‘안전공화국’을 이루고 있는 나라다.

싱가포르 대학(NUS) 토목공학과 파티엔풍(Fwa Tien Fung) 교수는 “싱가포르에선 안전 문제가 어떠한 가치보다 선행한다”고 강조했다. 한마디로 싱가포르에선 안전 문제를 인간의 기본권리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건축물의 경우 기능성·심미성·조화성 등을 고려하지만 최고 우선순위는 안전성이라고 파 교수는 설명했다. 그는 “도로의 특정 지점에서 사고가 빈번할 경우엔 일차적 책임을 도로건설 및 관리의 주체에 귀속시킨다는 게 싱가포르 정부의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사소한 일상에서도 안전에 대한 인식이 드러났다.

아이들 통학버스엔 운전기사와 별도로 안전요원이 배치된다. 안전요원은 아이들의 승·하차를 도와줄 뿐만 아니라 차 안에서 발생하는 모든 안전에의 위협요소를 사전에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버스정류장에는 버스 진입 차단장치가 설치돼 있고, 벤치 역시 버스가 진입해오는 방향에서 비스듬하게 설치해 일말의 사고도 없도록 예방조치를 취해놓았다.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우리나라에 비해 싱가포르는 ‘안전공화국’을 이루고 있는 나라였다. 안전이란 서비스는 어느 영역에 속해야 할까. 안전이 권리의 영역이라면 관련 법규의 정비나 예산 지원 등을 정부가 도맡아야 할 것이다.

<중앙일보 2011년 12월 26일 기사 등 참조>

<관련기사>
“시속 30㎞ 넘으면 화내고 밑돌면 웃고…학교 앞 교통안전 지킴이” -중앙일보 2010년 12월 6일자
“어린이 놀이시설 안전검사 꺼리고 안 받고…”-중앙일보 2010년 11월 16일자

전문가 TIP - 신문기사 속 그래프 읽기

신문기사에는 사진이나 그림 그리고 그래프 등이 함께 실리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그 기사의 중요성(또는 심각성)을 강조하거나 보다 쉽게 이해하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대부분 사건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이지만 경우에 따라서 그 내용의 중요성을 드러내기 위한 것도 있다.

따라서 그래프를 읽을 때는 전체의 크기를 파악한 후 그 속에서 나누어진 부분들을 찾아서 그 중에서 어느 것이 가장 크고 또 가장 작은지 등을 살펴야 한다. 위의 ‘어린이 안전사고가 일어나는 장소’의 원 그래프를 예로 들어보자. 가장 크게 차지한 부분이 ‘집’이고 가장 작게 차지한 부분이 ‘도로’이다. 이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집’에서 사고가 가장 많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어린이 안전사고의 주의는 다른 공간보다 집안에서의 더 주의를 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김종헌 교수(대구대 국어국문학과)>

생각 해 보기

1. 119에서 쓰는 차는 왜 빨간색일까요?
2. 집에 불이 났어요. 다음 중 어린이들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그 이유는 무엇인지 말해보세요.

<보기>
①119에 신고한다. ②안전한 곳으로 대피한다. ③불을 끄려고 한다.
3. 집에서 사고가 날 수 있는 곳을 찾은 뒤,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들을 생각해요.

※예시 답안은 생각N논리 홈페이지(www.thinknlogic.com)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난주제 ‘뇌 발달’에 관한 논설문 - 앞만 보고 달려가기보다는 생각이 필요할 때

우리는 끊임없이 생각하고 살아가고 있다. 한순간도 숨 쉬지 않고 살 수 없듯이 생각하지 않고서도 살아갈 수 없을 것이다.

요즘 학교폭력에 관한 이야기가 많다. 친구를 괴롭힌 학생들의 나쁜 생각이 자리잡기까지 얼마나 많은 또 다른 나쁜 생각들이 그것을 도왔을까. 옆도 뒤도 돌아보지 않고 생각 없이 목표를 위해 달리기만을 요구하는 사회가 그 생각을 도운 것은 아닐까. 어른들이 대책을 세운다고 부산하다. 하지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한 걸음 멈춰 서서 곰곰히 생각해보는 것이다.

초등학생의 대부분이 방과 후 학원에 쫓기고 학원에서의 수업도 몇 년씩 선행을 하느라 숨 가쁘다. 언제나 우리는 뭔가 급하고 바쁘기만 하다. 생각할 시간이 부족하다. 인성을 바로세우는 데 도움이 되는 독서는 저리가라 하고 도서관에서는 대출권 수만을 세는 독서를 하고 있다. 뭔가 다른 생각이 필요하다. 그래서 우리 집에서는 얼마 전 ‘논어’라는 책을 샀다. 기원전 551년에 태어나 춘추시대를 살았던 공자의 가르침을 하루에 두 쪽씩 읽는다. 읽는 시간 보다 생각할 시간이 더 많다. 읽는 책의 권수 보다는 그것을 읽고 얼마나 깊이 생각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우리 가족은 생각하기로 하였다.

화려하게 눈에 보이는 자극을 강조하는 현대사회에서 조금은 느리지만 여유 있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지금까지 인간은 부단한 노력으로 인간의 행동과 뇌의 연관성을 파헤쳐 왔다. 하지만 왠지 우리의 생각과 정신 부분에서 만큼은 과학이 감히 파헤치지 못하고 있는 것같다. 이제 우리는 지금까지 해왔던 연구의 결과를 바탕으로 마음속에서 진짜 인간의 본성을 찾아내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자연과 짐승들의 저항에서 살아남기 위해 다져왔던 지혜와 정신을 되살리는 것이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정현진 학생기자(대구조암초 5년)>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