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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국물' 라면이 미국에 못오는 이유

미주중앙

입력

"한국서 인기 있는 꼬꼬면 미국에는 언제 들어오나요?"

한인들이 목 빠지게 기다리는 '맛'이 있다. 바로 한국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하얀 국물 라면이다.

특히 한국야쿠르트의 꼬꼬면과 삼양의 나가사끼 짬뽕은 지난해 여름 한국서 출시된 이후 라면 시장의 지각 변동을 일으킬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어 미국 내 한인들의 기다림은 애절할 정도다. 한국을 방문한 한인들이 기념품으로 꼬꼬면을 사오는 것은 물론 셀룰러폰 업체 선셋 셀룰라는 프로모션 상품으로 꼬꼬면을 내놓기도 했다.

한국의 라면업체들도 올 상반기내에 '하얀국물' 라면 출시를 목표로 미주 시장용 제품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어 올 하반기에는 미국시장에서도 한국산 하얀 국물 라면시장이 뜨겁게 끓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국의 한인들이 당장 하얀 라면국물 맛을 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 사이에 올 2~3월에는 미주 시장에 하얀 국물 라면들이 출시될 것이라는 얘기가 돌았지만 식품 관계자들은 당분간 수입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으로 수입이 어려운 이유는 하얀국물 라면의 수프 성분 때문이다.

'흰 국물' 라면들의 가장 큰 특징은 닭이나 돼지뼈를 이용해 진한 국물 맛을 냈다는 것이다. 꼬꼬면은 닭을 나가사끼 짬뽕은 돼지뼈와 해물 오뚜기의 기스면은 닭과 해물 농심의 후루룩 칼국수는 돼지뼈와 닭을 국물을 재료로 사용했다.

하지만 미국은 한국산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의 수입을 승인하지 않고 있다. 라면 수프에 들어가는 성분에 이들 한국산 육류가 포함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기존 미국에 수입되는 라면 수프들의 경우 쇠고기 맛을 가진 대체 성분으로 대신하거나 미국이 인증한 국가에서 쇠고기를 수입해 가공하는 형태를 취해왔다.

만약 들여 온다면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육수 성분을 빼는 것이다. 다른 방법은 쇠고기 성분처럼 미국산 육류를 쓰거나 미국에서 승인한 국가의 육류를 수입해 사용하는 것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육수가 포인트인데 그걸 빼면 들여올 필요가 있겠냐"며 "우리는 기스면이 한국과 동일한 맛으로 미국에서도 출시될 수 있는 방법을 방법을 모색중에 있으며 올 상반기 내에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면 업체의 다른 관계자는 "미국산 닭이나 돼지를 수프에 사용하거나 또는 미국에서 승인하고 있는 호주 등의 국가에서 도축한 닭이나 돼지를 수입해 와 원료로 사용하는 길 뿐이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이 과정 역시 상당히 복잡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심 역시 미국 내 유일하게 라면 생산 공장을 가지고 있지만 후루룩 칼국수의 미주 출시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제 막 출시됐기 때문에 한국 소비자들의 반응을 봐야하는 것도 있지만 미국 공장에서는 '후루룩 칼국수'의 생산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제찬 차장은 "후루룩 칼국수는 다른 면들과 달리 건면을 사용하는데 미국공장에는 그 시설이 없기 때문에 어차피 한국에서 들여와야 한다"고 말했다.

오수연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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