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전략공천 “상징적 지역에” “영입인사 배려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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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권영세(左), 이상돈(右)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회’가 4·11 총선에서 보여줄 ‘전략공천’을 놓고 비대위 내부에서 미묘한 시각차가 감지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전체 지역구 245곳 중 20%인 49곳을 인재영입 승부수를 띄울 전략공천 지역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견해차를 보이는 이들은 공천 기준 마련의 중심에 선 권영세 사무총장과 비대위 정치쇄신분과위원장인 이상돈 위원이다.

권 사무총장은 19일 국회방송에서 “(전략공천이 될 곳은) 아주 약하거나 강한 지역이 아니라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 지역”이라며 “서울 같으면 종로가 있고, 충남도 좀 상징적인 의미를 갖지 않느냐. 또 야당에서 부산 쪽에 굉장히 집중하는데 격전지인 지역들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는 ‘정치 1번지’로 불리고 충남은 자유선진당의 아성으로 박근혜 위원장이 지킴이로 나섰던 세종시가 있다.

부산은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사상구) 등의 출마로 격전이 예상된다. 권 총장의 의중은 이처럼 정치적 의미가 큰 지역에 전략적인 대항마를 내놓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상돈 위원은 권 총장의 전략적 대응보다는 현역 의원 교체를 통한 물갈이 공천에 비중을 두고 있다. 전체 공천의 틀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그는 20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략공천은 통상 선거에 영향을 주는 매우 중요한 곳, 또는 중요한 영입인사를 배려하거나 지역구 조정이 필요한 경우에 하는 것”이라며 ‘서울 강남이나 영남권이 전략공천 지역인가’라는 질문에 “특정 지역을 겨냥한 것은 전혀 아니다”고 했다.

 이 위원은 비대위가 마련한 ‘지역구 의원 25% 공천 배제 기준’에서도 의원들의 ‘경쟁력 지수’보다 ‘교체 지수’가 공천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 또한 현역 물갈이에 무게가 실렸다는 해석이다.

왜냐하면 ‘내일이 투표라면 다음 중 누구에게 투표하겠느냐’고 묻는 경쟁력 지수보다는 ‘국회의원인 ○○○이 다시 뽑혔으면 좋겠나’를 묻는 교체 지수에서 점수 차이가 크게 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결국 권 총장은 격전지에 대한 전략적 공천에, 이 위원은 ‘당이 변했다’는 메시지를 담는 물갈이 공천에 생각이 기울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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