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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홍수 ‘빅 데이터’ 시대 임박 … 의미 잘 찾는 기업만 살아남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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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요즘 학계와 산업계의 주목을 받는 책이 있다. 바로 『더 체인지』다. 이 책은 세상을 바꾸는 ‘메가트렌드’를 분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메가트렌드로 인해 바뀌는 미래 산업구조를 입체적으로 조명했다.

 미국 최초 동서 횡단도로(링컨 하이웨이)와 남북 종단도로(딕시 하이웨이)를 건설한 칼 피셔는 20세기 초반 자동차 상용화 시기에 많은 사람이 자동차 관련 산업에 투자할 때 도로와 오지 부동산에 눈을 돌려 막대한 돈을 벌어들였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은 1980년 정부가 과외를 금지하자 유명 강사의 강의 테이프를 녹음해 판매하는 사업을 구상했다. 이는 웅진그룹의 모태가 됐다. 이처럼 메가트렌드를 아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메가트렌드의 의미를 해석하고 이로부터 새 사업 기회를 찾아내는 것이 기업 성공의 본질이라고 이 책은 주장한다.

 이 책을 쓴 김재윤(사진) 삼성경제연구소 기술산업실장(상무)을 서울 서초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에게 대뜸 트위터로 대표되는 ‘SNS 혁명’에 대해 물었다. 그는 “정보가 갑자기 엄청난 속도로 폭증하는 ‘빅 데이터’의 시대가 조만간 올 것”이라며 “빅 데이터가 기업 경쟁 방식을 뿌리째 흔들고 있기 때문에 정보 홍수 속에서 메시지를 찾아내고 의미 있는 데이터를 만들어 내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SNS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세상에는 많은 변화가 있다. 이 가운데 세상을 바꿀 큰 변화인지, 찻잔 속의 태풍인지 분간할 수 있어야 미래를 내다볼 수 있다. SNS는 아직 구조화하지 않은 형태이긴 하지만 큰 흐름의 뼈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 책에서 메가트렌드로 ▶인구 구조의 변화 ▶도시화 ▶기후변화만을 꼽았다.

 “정보기술(IT)과 중국도 메가트렌드다. 하지만 이는 모든 산업에 골고루 영향을 주고 누구나 알 수 있는 흐름이어서 소개하지 않았다. IT의 본질은 정보를 어떻게 싸고 효과적으로 제공하느냐다. 예전엔 정보 전달 비용이 비쌌지만 이제는 SNS 등의 발달로 정보를 생산하고 유통하는 데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 ”

 - 세 가지 메가트렌드 가운데 한국 기업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게 무엇인가.

 “인구 구조 변화다. 이제는 고령화가 문제다. 유엔에 따르면 수년 내에 65세 고령인구 비중이 5세 이하 유아 비중을 추월한다. 헬스케어를 인프라스트럭처·에너지와 함께 미래 유망 분야로 제시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인구 구조 변화가 구체적으로 주는 영향은.

 “1~2인 가구 증가, 결혼제도 변화 등으로 고용형태도 바뀔 것이다. 지금까진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열심히 일했지만 결혼제도 등에 변화가 생긴다면 회사에서 지속적으로 열심히 일할 필요가 없어질 것이다. 근무형태도 1년은 열심히 일하고 1년은 노는 형태가 나올 수 있다. 현재 고용구조가 개인이 시간을 파는 개념이라면 앞으로는 재능을 파는 개념으로 바뀐다는 얘기다.”

 - 외국 기업 가운데 메가트렌드에 잘 대응하고 있는 기업은.

 “IBM과 지멘스다. IBM은 예전엔 IT하드웨어 기업이었지만 이제는 소프트웨어·에너지·헬스·서비스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두 기업 외에 듀폰도 나일론 사업을 버리고 사이언스 컴퍼니로 거듭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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