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EU, 석유증산 외교압박 강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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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대규모 증산을 서두르도록 외교적 압력을 강화하고 있다.

OPEC는 10일 열릴 정기총회에서 50만배럴 가량의 증산 합의를 이끌어 낼 것으로 전망되는데 미국 등 주요 석유 소비국들은 이 정도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다.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6일 유엔 밀레니엄 정상회의가 열리는 뉴욕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압둘라 왕세자를 만나 유가안정 대책을 논의한다고 백악관측이 밝혔다. 클린턴 대통령은 최근 유가가 25달러선에서 안정돼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EU 집행위의 에너지담당 관계자도 이날 "회원국들이 최근의 고유가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며 "이들의 의견을 모아 증산촉구 등 공동대처 방안을 마련할 것" 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정부는 운송노조와 농민들의 고유가 항의시위로 석유 유통망이 이틀째 마비되자 5일 유류세를 인하키로 했다.

한편 뉴욕상품거래소의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중질유(WTI)는 5일 33.83달러로 마감,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WTI는 지난 3월 기록했던 걸프전 이후 최고치(34.37달러)에 바싹 다가섰다. 런던석유시장의 10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도 전날 10년 만에 최고치(32.80달러)를 기록한 데 이어 이날도 32.98달러까지 올라 하루 만에 기록을 갈아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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