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클립] 뉴스 인 뉴스 <191> 내달 수퍼보울… 알고 보면 재미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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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미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는 프로풋볼(NFL)입니다. 흔히 ‘미식축구’로 알려져 있는 종목입니다. NFL 결승전인 수퍼보울(Super Bowl)이 열리는 날이면 거리는 한산하고 피자 배달은 연중 최고치를 기록합니다. 모두들 텔레비전 앞에 모여들어 수퍼보울 중계를 보기 때문입니다. 도대체 무엇이 그들을 열광토록 하는 걸까요? 미식축구는 규칙이 복잡하고 어려워 처음 보는 사람들은 흥미를 잃기 십상입니다. 그래서 기본적인 규칙을 정리해봤습니다. 올해는 다음달 6일에 열리는 수퍼보울을 시청해보는 건 어떨까요.

15분씩 4쿼터 … 실제 경기는 2~3시간

볼티모어의 러닝백 레이 라이스(가운데)가 16일(한국시간) 미국 볼티모어의 M&T 뱅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메리칸콘퍼런스(AFC) 준결승전에서 휴스턴 진영을 돌파하고 있다. [볼티모어 로이터=뉴시스]

미식축구는 15분씩 4쿼터로 경기를 치른다. 1·2쿼터를 전반, 3·4쿼터를 후반으로 나눈다. 하프타임은 20분이다. 반칙이나 선수 부상 등으로 지연되는 경우가 있고, 양팀이 세 번씩 요청할 수 있는 타임아웃까지 포함하면 실제 경기시간은 2~3시간 정도다.

경기가 치러지는 구장은 길이가 120야드(108m), 폭이 160피트(48m)다. 일반 축구경기장과 비교하면 길이는 거의 비슷하고 폭은 좁다. 잔디는 5야드마다 라인이 그어져 있으며 양 끝쪽에 있는 골라인을 넘어서 10야드씩의 엔드존(end zone)이 있다. 이 엔드존에 공격팀의 선수가 공을 가지고 들어가거나 엔드존에서 패스를 받을 경우 터치다운 득점으로 인정된다. 엔드존 뒤편 중앙에는 골포스트가 있다. 골포스트에서 3m 정도의 높이에 H바가 설치된다. 이 H바 사이로 킥을 해서 공을 넣었을 때도 득점으로 인정된다.

11명 한팀 … 쿼터백이 공격수 핵심

하인스 워드

미식축구는 축구처럼 11명이 뛰며 공격과 수비 팀이 따로 있다.

공격팀은 라인맨(5명)·쿼터백(1명)·러닝백(2명)·와이드 리시버(2명)·타이트 엔드(1명) 등으로 구성된다. 라인맨(Line Man)은 가운데 위치한 센터 1명을 중심으로 양쪽에 각각 2명의 가드와 태클로 다시 나뉜다. 이들은 공격팀의 최전방에서 상대 수비팀을 저지하면서 다른 선수들이 공격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맡는다. 공을 들고 플레이를 하지 않으며 주로 덩치가 큰 선수들이 많다.

공격팀의 핵심 선수는 쿼터백(Quarter Back)이다. 공격이 시작되면 센터로부터 볼을 전달받아 러닝백에게 볼을 전달하거나 리시버에게 볼을 던져주는 역할을 한다. 공격의 출발점 역할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팀의 기둥이 되는 선수이며, 빠르고 볼도 잘 던질 수 있어야 한다.

러닝백(Running Back)은 이름 그대로 달리는 선수들이다. 쿼터백으로부터 공을 받아 상대 진영으로 빠르게 침투하는 역할을 한다. 작고 날렵한 선수가 주로 맡는다. 와이드리시버(Wide Receiver)는 쿼터백이 길게 던진 볼을 받아 전진을 한다. 공중 볼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키가 크다. 한국계 선수로 우리에게 친숙한 하인스 워드(35·피츠버그 스틸러스)가 이 포지션이다. 타이트엔드(Tight End)는 전천후 포지션이다. 주로 쿼터백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리시버와 러닝백의 역할을 수행한다.

수비팀은 대개 라인맨(4명)과 라인배커(3명), 코너백(2명)과 세이프티(2명)로 구성된다. 라인맨은 공격팀 라인맨의 돌파를 저지하며 라인배커(Line Backer)는 러닝백과 와이드 리시버를 막는다. 코너백(Corner Back)은 와이드리시버를 전담하는 수비수다. 수비팀의 최후방에는 세이프티(Safetie)가 최종 수비를 담당한다.

10야드 이상 전진 땐 공격기회 4번 추가

샌프란시스코의 카일 윌리엄스(앞)가 15일 홈에서 열린 NFL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뉴올리언스의 수비수 패트릭 로빈슨과 공을 다투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로이터=뉴시스]

동전 던지기로 선공과 진영이 결정되면 경기는 킥오프로 시작된다. 수비팀은 자신의 진영 35야드 선상에서 공격팀 진영으로 공을 길게 찬다. 공격팀은 이 공을 받아서 전진한다. 수비팀은 공을 잡고 전진하는 선수를 태클로 넘어뜨리는데 이 지점부터 공격이 시작된다.

공격팀은 네 번의 공격 기회가 주어지는데 한 번의 기회를 다운(Down)이라고 한다. 네 번의 다운에서 전진한 거리가 10야드가 넘으면 공격팀은 다시 네 번의 다운을 얻는다. 중계화면을 보면 ‘2nd & 6’ 등의 자막을 볼 수 있다. 이는 다운과 남은 야드 수를 나타내는 것이다. 두 번째 다운이며 6야드를 더 전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첫 번째 다운에서 4야드를 전진했다는 뜻이다. 심판은 공격이 시작되기 전 10야드 길이의 체인이 연결된 막대를 사이드라인에 세워 놓는다. 다음 번 공격에서 이만큼을 전진해야 한다는 일종의 지표인 셈이다. 이 같은 과정을 반복해 전진한 공격팀은 골라인을 넘어서거나 킥을 통해 득점을 하게 되는 것이다.

공격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먼저 선수가 볼을 들고 직접 뛰는 런플레이가 있다. 상대 선수의 태클에 걸리거나 무릎이 지면에 닿으면 다음 다운으로 넘어간다. 런플레이처럼 공을 직접 들고 뛰지 않고서도 먼 거리를 전진하기 위해서는 패스 플레이를 하면 된다. 패스 플레이는 쿼터백의 정확하고 예리한 패스에서 나오는 미식축구의 백미다. 그러나 성공률이 그다지 높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대개 공격권은 네 번의 다운에서 10야드를 못 나아갈 경우에 수비팀으로 넘어간다. 그러나 네 번의 다운이 다 주어지지 않고 상대에게 공격권이 넘어가는 경우도 있다. 공격팀의 패스를 수비팀의 선수가 가로채는 경우(인터셉트)나 공격팀 선수가 떨어뜨린 공을 잡은 경우(펌블)다.

터치다운 6점, 필드골 3점

미식축구의 득점은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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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치다운(Touch Down) 우리가 가장 많이 알고 있는 득점 장면이다. 공격팀의 선수가 공을 들고 골라인을 넘어 들어가거나, 골라인 안쪽에 이미 자리잡고 있는 선수가 패스로 공을 받는 경우다. 물론 수비팀 선수라도 공격팀의 패스를 인터셉트하거나 펌블을 통해 공을 확보한 뒤 상대 골라인으로 들어가도 인정된다. 터치다운을 성공하면 6점이 주어진다.

●트라이 포 포인트(Try for Point) 터치다운 후에 얻을 수 있는 일종의 보너스 득점이다. 터치다운에 성공한 팀은 상대 진영 골포스트에서 12야드 떨어진 지점에서 다시 한번 공격을 시도할 수 있다. 이때 공격 방법은 두 가지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먼저 킥으로 볼을 차서 골대 안으로 넣는 방법이 있다. 1점의 추가 점수가 주어진다. 두 번째로 터치다운처럼 공을 든 선수가 골라인 안으로 직접 침투하는 방법이 있다. 다만 이때는 6점이 주어지는 게 아니라, 보너스 공격에서 성공한 것이므로 2점의 추가점수가 주어진다.

●필드골(Field Goal) 상대 골라인과 가까이 있을 경우에 사용할 수 있는 공격 방법이다. 특히 터치다운을 하기가 어렵다고 판단되면 사용한다. 다운 시에 동료가 지면에 세워 놓은 공을 키커가 차서 골대 안으로 넣으면 된다. 성공 시 3점을 얻는다.

●세이프티(Safety) 축구의 자책골(Own Goal)에 해당한다. 드문 경우지만 미식축구에도 이런 경우가 종종 나온다. 대표적으로 공격팀에서 공을 가진 선수가 자기 진영의 골라인 인근에서 상대에게 태클을 당해 엔드존으로 들어가서 넘어지는 경우다. 또는 자기 진영 골라인 근처에서 스냅(라인의 가운데 있는 선수가 공을 후방의 쿼터백에게 전달하는 것)의 잘못으로 엔드존 밖으로 빠뜨리는 경우에도 세이프티가 선언된다. 이 경우 상대에게 2점을 준다.

반칙 땐 심판이 노란 수건 던져 경기 중단

미식축구에서 경기 도중 반칙이 일어나면 심판은 ‘노란 수건’을 땅에 던져 경기를 중단시킨다. 보통 반칙마다 정해진 야드가 있는데, 공격팀이 반칙을 할 경우 이만큼 후퇴하고 수비팀이 반칙을 할 경우 공격팀이 일정 야드를 전진한다.

경기 중 많이 일어나는 반칙에는 수비 선수가 플레이가 시작되기 전에 스크리미지 라인(공격팀과 수비팀 라인맨의 가운데 있는 가상의 선)을 넘어가는 오프사이드(5야드), 공격 선수가 먼저 움직이는 폴스 스타트(5야드), 공격 선수가 수비 선수를 잡아당기는 홀딩(10야드) 등이 있다.

이 밖의 반칙으로는 상대 선수의 헬멧을 손으로 쥐는 페이스 마스크(15야드), 상대방의 패스 성공을 밀거나 잡으면서 방해하는 행위(5야드), 비신사적인 행위를 했을 때 주어지는 퍼스널 파울(15야드) 등이 있다.

네번째 다운의 과감한 공격 ‘겜블’로 불려

공격팀에는 네 번의 다운이 주어지지만 이때마다 모두 러닝이나 패스 플레이를 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네 번째 다운에서는 상황에 따라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다.

미식축구 중계를 보다 보면 펀트킥(Punt Kick)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펀트킥은 네 번째 다운에서 공을 될 수 있는 한 멀리 차서 일부러 상대에게 공격권을 넘겨주는 경우다. 상대 골라인에서 거리가 먼 데다 무리하게 공격을 시도하다 상대에게 역습을 허용할 수 있다고 판단될 경우에 시도한다. 골라인과 거리가 멀지 않은 경우 킥을 통한 득점을 노릴 수도 있다.

물론 네 번째 다운에서도 과감한 공격을 할 수 있다. 패스나 런플레이로 터치다운을 노리며 상대의 허를 찌를 수도 있다. 하지만 성공하지 못하면 그 지점에서 수비팀에 공격권을 넘겨주어야 하기 때문에 위험 부담이 있다. 그래서 네 번째 다운에서 과감한 공격을 시도하는 것을 포스 다운 갬블(4th Down Gamble)이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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