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 루터 킹 데이 기념 퍼레이드' 그랜드 마셜 선정된 이해학 목사

미주중앙

입력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삶을 기념하는 퍼레이드의 그랜드 마셜로 한인이 선정됐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협의회 산하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인 이해학 목사(67)가 오늘(16일) '킹덤 데이 퍼레이드'의 그랜드 마셜로 나선다고 밝혔다.

NCCK에 따르면 이 목사는 한국 민주화운동.통일운동.이주노동자 및 일제강점기 피해자 인권 등을 위해 힘쓴 점을 인정받아 인터내셔널 대표 그랜드 마셜로 선정됐다.

LA지역 퍼레이드 및 페스티벌는 오전 11시 마틴 루터 킹 불러바드를 웨스턴쪽에서 출발 크렌셔 불러바드를 거쳐 남쪽으로 방향을 튼 후 버논트 애비뉴에 있는 레미머트 파크에서 오후 5시까지 계속된다. 14일 LA를 방문중인 이해학 목사를 만났다.

통일·인권운동 힘쓴 점 인정돼
"한국 인권은 10점 만점에 4점"

-킹 목사를 추모하는 퍼레이드의 그랜드 마셜이 된 소감은 어떠한가.

"마틴 루터 킹 국제평화상을 수상한 김영진 의원으로부터 2주 전 전화를 받았다. 처음엔 어리둥절해서 거절했다. (선정기준에 대해 묻자) 통일.인권운동에 가담한 목사를 찾은 것으로 안다. 감격스럽지만 동시엔 너무 부끄러움을 느낀다."

- 어떻게 목사가 됐나.

"(함몰된 이마를 보여주며) 아무것도 모르고 4.19 시위에 나갔다가 경찰이 휘두른 총의 개머리판에 맞았다. 죽을 뻔했다. 그 후론 덤으로 사는 인생이니까 생명을 살리는 일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민주화 운동에 가담하며 신앙도 역사의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감옥에서 만난 고 장준하 의원과 민족정체성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민주화.통일운동 등을 하며 징역을 살았다. 기소는 여러 번 당했다. 개인적으로 욕 많이 먹는다. 별명이 바보와 빨갱이다."

- 그 별명이 좋은가.

"욕먹는 것엔 이골났다(웃음). 중도가 없는 건 정치나 삶이나 마찬가지다. 역사의식은 정치를 떠나서는 생각할 수 없다고 난 믿는다. 신앙을 지키는 것처럼 행동하는 목사로 끝까지 남고 싶다. "

- 직함도 많고 나서는 일도 셀 수 없다. 지금껏 가장 힘들었던 것은 무엇인가.

"가난이 제일 힘들다. 가장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을 때가 괴로웠다. 우리 딸이 차비가 없어 4km도 넘는 학교를 매일 걸어다니고 '네 아빠 아직 감옥이야?'하는 소리를 삼키는 걸 볼 때마다 가슴이 아팠다. 내 선택으로 세 딸이 많이 고생했다. 그걸 견디는 게 신앙이었다. 또 빈민운동을 포기한 게 후회된다."

- 한국의 인권은 몇 점인가.

"10점 만점에서 4점이라고 본다. 전 정부 때 6점까지 올랐다가 계속 하락세다. 권력의 보수화가 문제다. 권력이 있는 곳에 계속 더 큰 권력을 실어주면 그 상황을 지키고 싶은 게 당연하다. 그렇게 되면 노동자.위안부.통일 문제 등은 외면받는다. "

- 요즘 가장 주목하고 있는 이슈는 무엇인가.

"과거사 문제다. 한일협정을 무효화시킬 국민행동이 필요하다. 야스쿠니에는 총알받이로 죽어간 2만1000여 명의 한인이 억울하게 합사 돼있다. 1000만 서명운동을 계획 중이다. 보상과 사죄를 받아내야 일본과 좋은 이웃이 될 수 있다. 반성 없는 내일은 어둡다."

- 킹 목사는 '나는 꿈이 있다'는 명연설을 남겼다. 꿈은 무엇인가.

"내 꿈은 생명공동체다. 힘있는 자와 힘없는 자 진보와 보수가 함께 더불어 사는 사회다. 이는 개성과 노동의 대가를 인정하고 차별 없는 세상이다."

구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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