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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양안 관계의 안정 선택한 대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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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대만 유권자들이 안정적이고 평화적인 양안(兩岸·중국과 대만)관계를 선택했다. 14일 실시된 대만 총통 선거에서 국민당의 마잉주(馬英九) 총통이 민진당의 차이잉원(蔡英文) 후보를 누르고 재선에 성공했다. 총통 선거와 동시에 실시된 입법의원(국회의원) 선거에서도 집권당인 국민당이 압승했다. 마 총통과 국민당의 승리는 중국과의 관계에서 이념보다 실리를 중시하는 실사구시(實事求是)적 접근의 승리라고 할 수 있다.

 2008년 집권 이래 마 총통은 안정(安定)·안전(安全)·안심(安心)의 ‘3안’을 양안관계의 원칙으로 내세웠다. 중국과의 통일을 추진하지 않고(不統), 독립도 추구하지 않으며(不獨), 무력 사용도 하지 않는다(不武)는 ‘신(新)3불’ 원칙도 내걸었다. 이를 바탕으로 마 총통은 중국과 통우(通郵)·통항(通航)·통상(通商)의 ‘3통’을 실현하고, 사실상의 자유무역협정(FTA)인 경제협력기본협정(ECFA)도 체결했다. 중국과의 경제협력에서 성장의 돌파구를 찾는다는 그의 전략이 주효해 2010년 대만 경제는 10.8%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4.6%의 성장세를 보였다.

 마 총통의 재선은 정치보다 경제가 우선이고, 어려운 것보다 쉬운 것을 먼저 한다는 ‘선경후정(先經後政)’과 ‘선이후난(先易後難)’ 노선에 대한 대만 유권자들의 지지를 의미한다. 민진당의 차이 후보가 ‘대만 주권론’을 내세우며 양안관계의 클릭 조정을 시도했지만 대만 유권자들은 현상유지를 주장하는 마 총통의 손을 들어줬다. 공식 논평을 통해 중국과 미국 모두 대만 선거 결과에 환영과 만족을 나타내고 있다.

 마 총통의 재선으로 양안 간 교역과 교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민간 차원의 경제협력도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로서는 중국과 합의한 FTA 협상에 본격적으로 나서야 할 이유 하나가 더 늘어난 셈이다. 이명박 정부는 대북정책에서 상호주의 원칙을 고수하다 성과 없이 4년을 보냈다. 물론 북한 책임도 크다. 남북한은 실리에 바탕을 둔 중국과 대만의 유연한 양안 정책에서 시사점을 얻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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