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휴대폰 업계 단말기 로얄티 부담 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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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MA(코드분할다중접속) 방식 및 IMT-2000 기술로옅티와 관련, 국내 휴대폰업체들이 미국 퀄컴사의 ''절대 인하 불가'' 방침으로 인해 애를 태우고 있다. 특히 퀄컴외의 다른 해외업체들에도 추가로 CDMA 로열티를 내야 하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퀄컴의 ''배짱''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LG전자(구 LG정보통신) 등 국내 휴대폰업체들은 CDMA 원천기술을 사용하는 대가로 지금까지 퀄컴에게 단말기 한개당 약 5%의 로열티를 지불해 왔다. 국내업체들은 5%의 로열티면 채산성을 맞출 수 있다고 보고 퀄컴에게 별다른 불만을 제기하지 않고 꼬박꼬박 로열티를 내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루슨트테크놀로지, 모토롤러, 노텔 등 미국 통신업체들이 한국업체들의 자국내 수출물량에 대한 CDMA 로열티 공세를 강화하면서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음성과 데이터를 송수신하는 칩인 모뎀칩 분야 기술을 주로 가진 퀄컴과 달리 이 업체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CDMA 기술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CDMA 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초기에는 잠자코 있다가 한국업체들의 생산규모가 일정 수준에 이르자 로열티 수입이 상당할 것으로 보고 로열티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국내업체들은 현재 1천만대 이상의 휴대폰을 수출하고 있으며 이중 절반 가량이 미국시장 물량이어서 이들이 루슨트 등 3사에 내야하는 로열티는 수천만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루슨트와는 대당 3%의 로열티 지불에 합의했다"며 "모토롤러는 퀄컴 칩을 쓴 제품은 1.7%, 쓰지않은 제품은 3.3%의 로열티를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도 "구체적인 내역을 밝힐 수는 없지만 일부 업체와는 로열티 지불에 합의하고 다른 업체들과는 협상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 회사는 전자분야에서 가지고 있는 기술특허를 이용, 로열티를 크게 낮출 방침이지만 로열티 추가 지불로 인해 수익에 상당한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이들 업체는 이에 따라 한국CDMA시장에서 엄청난 수익을 올린 미국 퀄컴사가 로열티를 조금 낮춰줄 것을 바라고 있지만 퀄컴은 지난 93년의 계약만을 내세우며 2006-2008년까지 5%의 로열티를 낼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정보통신업계 관계자는 "휴대폰 로열티가 8%를 넘어서면 손익을 맞추기 힘들다"며 "세계에서 몇개국 안되는 IMT-2000 동기식 서비스를 하는 한국시장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정부가 무조건 동기식만을 강요할 것이 아니라 IMT-2000 표준 선정을 무기로 동기식 칩이 주력상품인 퀄컴과 물밑협상을 벌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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