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초등생의 꿋꿋한 삶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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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체 불만족〉의 저자 오토다케 히로타다(24)는 일본 사회의 스타급 인물이다. 팔다리가 없이 태어나 특수제작된 휠체어에 몸을 싣는 신체적 장애를 '나만의 특징' 이라고 주장하며 방송 캐스터로 활동하는가 하면, 일본에서 5백만부가 팔려나간 베스트셀러에 힘입어 오토다케라는 이름 자체가 메시지가 됐다.

〈내 마음의 선물〉 은 오토다케 이름으로 펴낸 세번째 책. 국내에서도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던 〈오체 불만족〉과 〈내 인생은 내가 만든다〉에 이어 나왔다.

두 책이 장애를 딛고 삶을 개척해가는 과정을 그린 자전 에세이라면,〈내 마음의 선물〉 은 뜻밖에도 창작동화다.

단, 전혀 새로운 테마가 아니라 오토다케의 성장과정을 연상시킨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장애인 초등학생 '유타' 를 등장시켜 이를 극복해 가는 미담이 줄거리인데, 〈오체 불만족〉을 읽었던 독자들이라면 그와 비슷한 에피소드가 책에 나오는 것을 눈치챘겠지만, 그림을 함께 곁들이니 또 다른 맛이다.

히카리 초등학교에 다니는 주인공 유타, 그 소년은 팔다리가 없다. 얼굴과 몸통이 전부라 저자처럼 휠체어 신세를 지며 학교생활을 한다.

마치 원숭이를 쳐다보듯 하는 반 아이들과 섞여 유타는 축구.농구에 수영까지 해내며 기죽지 않고 살아간다.

문제는 초등학교 6학년 시절. 덜컥 문제가 생겼다. 반 대항 농구 시합이 벌어졌는데, 양편 모두 하타를 끼워주려 하지 않는 것 아닌가.

하타는 잔뜩 기분이 상했지만 선생님 덕에 심판을 보면서 겨우 체면만은 건질 수 있었다.

농구 시합 때의 유쾌하지 않은 기억은 달리기 릴레이로 반전된다. 하타는 휠체어도 없이 10㎝짜리 다리로 엉금엉금 기어서 달리는 눈물겨운 노력 끝에 결국 하타네 반이 가슴 저미는 우승을 거머쥐고, 우정도 확인한다.

초등학교 저학년에 걸맞은 책이지만 유치원생에게 읽혀도 큰 무리가 없을 듯하다.

글이 그리 많지 않고 삽화가 어린이 눈높이의 만화체를 닮아 친근한 느낌을 준다.

조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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