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포드, 조사 확대 및 또다른 리콜 직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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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량의 타이어 리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 포드 자동차가 이 문제에 관한 조사 확대, 별도의 추가 리콜, 타이어 제조사인 브리지스톤/파이어스톤사와의 불화 조짐 등으로 사면초가에 빠진 양상이다.

캘리포니아주 앨러미다 카운티 고등법원의 마이클 E. 밸러치 판사는 30일 예비판정을 통해 포드에 지난 83년부터 95년까지 생산된 300개 모델 약 200만대의 차량에 대해 리콜을 명령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주에 거주하는 포드 차량 소유주 350여만명이 제기한 이 소송에서 리콜이 최종 확정될 경우 리콜 비용은 7천만-2억5천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결함 가능성이 있는 타이어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포드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이때문에 포드는 밸러치 판사가 다음달 28일 정식 판결에서 리콜을 확정할 경우 즉각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소송 제기자들에 따르면 포드는 스파크 플러그에 보내는 전류 흐름을 통제하는 필름발화(TFI) 장치를 엔진 부분과 가까운 배전기에 설치하는 바람에 운행중 차량이 불시에 정지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엔진 부분의 높은 열로 인해 TFI가 작동을 멈추고 이때문에 엔진이 정지했다는 것이다.

포드는 지난 87년 84-85년산 차량 110만대에 대해 발화장치를 수리하기 위한 리콜을 실시했으며 연방 도로교통 안전당국은 84, 85, 87년에 이 문제를 조사했으나 안전상의 결함이 없다고 판정했었다.

지난해 이 사건에 대한 배심원 평결은 미결정 무효심리로 끝났었다.이와 함께 플로리다주 검찰총장은 포드와 브리지스톤이 타이어 리콜을 공식 발표하기 이전부터 이 타이어의 결함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었는지에 대해 조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포드의 타이어 결함 파문과 관련해 검찰이 직접 조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속도로 수송안전국(NHTSA) 역시 브리지스톤/파이어스톤 타이어 리콜과 관련한파문이 확산되자 이에 대한 조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NHTSA는 30일 공개된 서한에서 타이어 리콜의 이유를 상세히 설명하도록 포드에 요구하는 한편 포드가 해외 16개국에 수출한 차량의 타이어 결함 가능성을 어떻게 처리했는지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NHTSA의 조사 확대는 이 문제에 관한 의회 청문회를 앞두고 결정된 것이어서 이번 파문의 확대를 예고하고 있다.

하원은 다음주부터 포드, 브리지스톤/타이어스톤, 교통안전 당국 등의 관련자와 피해 소비자 등을 출석시켜 강도높은 청문회를 열 예정이다.

포드는 자크 내서 회장의 청문회 출석을 기피하고 있는 반면 브리지스톤은 오노마사토시 일본 본사 회장의 출석 방침을 확정하고 자사 입장을 적극적으로 방어하기로 했다.

포드는 현재 브리지스톤/파이어스톤 타이어를 굿이어 제품으로 교체하고 있으나 여전히 브리지스톤은 자사 타이어에 결함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뉴욕.워싱턴 AP.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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