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배아 간세포 배양 의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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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결 배아를 이용한 간세포 배양의 의미는 지금까지 배아연구의 걸림돌로 작용해온 윤리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서울대 수의대 황우석 교수는 "미국 정부가 최근 밝힌 배아연구 지원 지침에서도 살아 있는 배아에 대한 인위적 조작은 금지된 반면 기한이 지나 폐기처분될 동결 배아를 대상으로 한 연구는 허용하고 있다" 고 말했다.

간세포 배양이 중요한 이유는 현대의학의 최대 과제인 장기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자와 난자가 만나 한 개의 세포로 시작한 수정란은 14일 동안 세포분열을 거듭해 수백개의 세포로 이뤄진 배아를 거쳐 비로소 간.폐 등 특정 장기를 만드는 간세포로 분화한다. 간세포까지 길러내야 원하는 장기의 세포를 얻을 수 있다.

박세필 소장은 "현재 간세포에서 원하는 장기의 세포만을 따로 골라내 배양하는 기술을 연구 중" 이라며 "이 기술이 성공하면 장기 부족으로 생명을 잃는 일은 없을 것" 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환자의 유전자와 간세포의 유전자가 일치해야 장기이식 후 나타나는 거부반응을 없앨 수 있다는 것. 환자 자신의 몸에서 간세포를 만들어내는 문제는 체세포 복제기술과 달리 동결 배아를 이용한 간세포는 환자와 유전자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

그러나 박소장은 "백혈병 환자를 위한 골수은행이 있듯 한해 수만개씩 폐기되는 간세포를 보관해 은행을 만든다면 환자와 일치하는 간세포를 찾아낼 수 있다" 고 강조했다.

체세포 복제기술에 비해 윤리적 논란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은 인정되지만 여전히 윤리문제를 둘러싼 불씨가 남아 있다는 지적도 있다.

국민대 사회학과 김환석 교수는 "폐기처분될 동결 배아일지라도 생명의 씨앗은 분명한 만큼 실험에 앞서 사회적 합의를 거쳐야 한다" 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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