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메달전망 ⑬체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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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만큼은 금메달이다'

88년 서울, 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뜀틀에서 박종훈, 유옥렬이 각각 동메달, 96년 애틀랜타에서 여홍철이 같은 종목에서 은메달을 따냈던 한국체조가 시드니에서 첫 금메달의 숙원을 풀겠다며 맹훈중이다.

남자체조대표팀의 이주형, 이장형(이상 대구은행), 여홍철(대산기업), 김동화(울산중구청), 정진수, 조성민(이상 전북도청)은 대표경력 8~11년동안 거의 멤버교체 없이 한솥밥을 먹어온 `붙박이대표'들.

저마다 기량의 정점에 올라 역대 최강의 올림픽대표팀을 구성한 이들은 금메달 최소 1개와 더불어 단체전 상위입상을 지상목표로 내 걸었다.

이들 중 가장 금메달에 근접한 선수는 두말할 것 없이 99년 톈진세계선수권 평행봉 금메달리스트 이주형이다.

89년 태극마크를 단 이래 국내 정상의 자리를 줄곧 지켜오면서도 세계무대에서 그다지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이주형은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그간의 축적된 기량을 꽃피운 전형적인 대기만성형.

이주형은 평행봉 최고난도기술인 `모리스'(뒤로 두바퀴돌고 봉을 잡는기술)를 능수능란하게 구사하는 기술적인 우수함에 더해 체조의 기본기인 흔들림없는 자세를 거의 완벽하게 취할 수 있다는 점이 금메달 후보로 손색이 없다.

게다가 지난 4월 뜀틀훈련도중 오른쪽 어깨 근육이 찢어지는 큰 부상을 당했지만 초인적인 의지로 이를 극복할 만큼 투지와 성실함에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평행봉에서 알렉세이 네모프(러시아), 스쿠하라 나오야(일본)등의 경쟁자들과 치열한 승부를 벌일 이주형의 `야심'은 또 하나의 주종목 철봉에까지 미쳐있다.

철봉은 이주형이 가장 좋아하는 종목인데다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챔피언 헤수스 카바요(스페인)가 부상으로 올림픽출전이 불가능해져 충분히 욕심내 볼만한 상황이다.

4년전 애틀랜타의 한을 품고 나선 여홍철 또한 뜀틀의 금메달 후보다.

우리 나이 30세의 노장인 여홍철은 타종목에서 체력 한계를 드러내고 있지만 아직 뜀틀에서 만큼은 특유의 높은 점프를 유지하며 세계최정상급 기량을 자랑하고있다.

중국의 리샤오핑, 러시아의 알렉세이 본다렌코가 강력한 경쟁자이지만 기술발전이 정체된 이 종목에서 최고난도인 여1(앞으로 한바퀴 돈뒤 두바퀴반 비틀어 착지), 여2(옆으로 뛰어 뒤로 두바퀴반 돈 뒤 착지)를 구사하는 여홍철이 착지에만 성공한다면 금메달을 노릴만하다다는 것이 코칭스태프의 평가다.

이들 외에도 정진수(평행봉), 김동화(철봉), 이장형(안마), 조성민(뜀틀) 등 나머지 선수들이 저마다 자신의 주종목에서 8강이 겨루는 결선에 충분히 오를 수 있는 실력을 지녀 호시탐탐 메달권진입을 노리고 있다.

대표팀 이영택감독은 "선수들 모두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최선을 다했다.

이번 만큼은 반드시 금메달을 따내 체조에 보내준 국민들의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결의를 다졌다.(서울=연합뉴스) 조준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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