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갱 출신 전과자, 성공학 강사 된 비결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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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나는 감옥에서
비즈니스를 배웠다
라이언 블레어 지음
강주헌 옮김, 갤리온
300쪽, 1만3800원

자, 열 번 넘게 체포돼 두 번은 실형을 받아 4년간 복역했다. 총격전에 도둑질 마약에 손을 댄 탓이다. 온몸이 문신투성이고 고교 중퇴에 지역대학에서 직업교육을 받았을 뿐이다. 시급 7200원을 받고 컴퓨터 회사 데이터센터에서 일한다. 이런 인물의 앞날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이 책의 지은이가 그랬다. 그런데 그는 스무 살에 연봉 10만 달러의 부사장에 올랐고, 지금은 연 매출 2000억원의 건강식품 회사 바이샐러스 등 6개 회사를 거느린 ‘회장님’이고 성공학 강사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어떻게? 지은이는 교도소에서 배웠다는 성공 비결을 이 책에 담았다.

 ‘살아남는 종(種)은 가장 강한 종도, 가장 똑똑한 종도 아니다.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종이 살아남는다’고 한다. 지은이는 교도소에서 권력자로 군림하는 죄수는 쫓아가야 할 때와 과감히 버려야 할 때를 아는 등 적응력이 뛰어난 죄수였다며, 이를 자신의 사업 철칙으로 삼았다.

 ‘가장 중요한 일에만 집중하라’ 역시 자주 보는 교훈이지만 지은이는 거리에서 벌이던 ‘조직’간의 전쟁에서 체득했다고 털어놓는다.

 그렇다고 약육강식에서 얻어낸 지혜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기업을 경영하며 얻은 지혜도 생생하게 전해준다. “멍청한 사람을 고용하면 회사도 멍청해진다”며 ‘당신의 아이디어에 언제나 찬성하는 사람은 고용하지 마라’고 하는 충고가 그런 예다.

 그를 지탱해준 근본적인 힘은 ‘더 이상 잃을 게 없다’는 생존본능이었다. 그러기에 그는 이사회의 반란으로 CEO에서 떨려날 때도, 100만 달러짜리 실수를 저지르고도 지난 일로 고민하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지은이는 무엇을 하든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업가 정신’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적극적으로 자신의 강점을 찾고, 발전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실패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며 다시 도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기업가들보다 변변하게 가진 것 없이 시작하려는 이들을 위한 격려에 무게를 둔 책이다.

김성희(북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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