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필체는 '백두산형장군의 명필체'?…우상화에 필체까지 동원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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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이 지난달 30일 북한 근로자들의 편지에 쓴 친필 사인. [노동신문 웹사이트]

북한이 김정일의 후계자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의 우상화에 그의 글씨체까지 동원했다. 북한 노동신문은 5일 김정은의 글씨체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글씨체를 이어받은 “백두산형장군의 명필체”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이날 2면에 실은 ‘백두산형 장군의 명필체’라는 제목의 수필에서 지난 3일 노동신문에 실린 김정은의 친필 사인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동지의 친필을 받아 안은 천만군민의 심장이 끝없는 환희와 격정에 넘쳐있다”고 극찬했다.

노동신문은 “(김정은 부위원장의 필체가) 우리 장군님(김정일)의 친필과 어쩌면 그리도 꼭 같으신가”라며 “어버이(김정일)의 그 사랑이 더욱 더 못 견디게 그리워진다”고 토로했다.

또 “한마디로 김정일 장군님의 필체는 백두의 기상과 슬기가 넘쳐나는 백두산형 명필체”라며 “장군님과 꼭 같으신 김정은 동지께서 계시여 우리 인민의 심장속에 간직된 백두산서체는 영원할 것이다”고 했다.

이어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의 필체를 바라보는 우리의 마음은 든든해지고 가슴 속에는 그이의 두리에 굳게 뭉쳐 이 세상 끝까지 따라갈 억센 힘이 다져진다”며 “이 땅에 일떠서게 될 강성국가의 대문에 백두산서체로 씌여진 사회주의강성대국의 문패는 기어이 나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신문 기사에 따르면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에 남긴 김정일의 필체를 보고 남한의 한 서예전문가가 "호랑이가 땅을 박차고 내닫는 듯, 용이 하늘 높이 솟구쳐 오르는 듯, 힘있고 박력 있는 김정일 장군님의 경사형 흘림체에는 백두의 기상과 정기를 타고 나신 그분의 천출위인상이 그대로 비껴 있다.

필체만 보아도 김정일 장군님은 영웅 남아다운 호방한 성격의 소유자이시고 담이 크고 배짱이 세며 의지가 굳센 강의하고 용맹한 기질을 지닌 장군형의 위인이심에 틀림없다"고 평했다고 한다. 노동신문은 이 서예 전문가가 누구인지 밝히지 않았다.

이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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