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소스 데스크톱 시장 놓고 GNOME·KDE 대결

중앙일보

입력

공개소스 지지자들은 소프트웨어 경쟁이 이젠 그만 끝나기를 바라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부 분열로 당분간 치열한 싸움이 종식되기는 힘들 것 같다.

전쟁 아닌 전쟁으로, 공개소스 데스크톱을 놓고 벌어지는 싸움이 더 치열해지고 있다.

바로 GNOME과 KDE(K Desktop Environment)의 대결이 그것이다. 비록 많은 공개소스 지지자들이 소프트웨어 개발 전선에서 벌어지는 이들 내부의 균열을 인정하기를 꺼리지만, 편이 갈라지면서 뚜렷한 양대 진영이 형성되고 있다.

지난 주말 KDE 핵심 팀 멤버 한 사람이 업계의 서로 다른 KDE와 GNOME 작업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피력한 공개서한을 발표했다.

당연한 일이지만, 그는 이 서한에서 GNOME의 작업이 오픈그룹/모티프(Open Group/Motif) 및 CDE(Common Desktop Environment) 표준 작업을 재탕한 것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GNOME 데스크톱 지원

모티프나 CDE 모두 유닉스 개발자로부터 응집력 있는 지원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지원이 있었다면 개발자들이 윈도우를 중심으로 협력했던 것처럼 단일한 유닉스 개발 환경을 만들어낼 수 있었을 것이다.

지난주 GNOME 데스크톱은 기업으로부터 강력한 지지를 받았다. 하드웨어 제조업체, 소프트웨어 벤더, 다양한 단체 등 13개 기업들이 새롭게 창설된 그놈 협회(Gnome Foundation)를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그놈 협회는 공개소스 사용자 인터페이스, 메시징 백본, 컴포넌트 인프라, 파일 시스템 등을 포함한 완전한 데스크톱 환경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러한 환경은 그놈 협회가 MS 윈도우 및 오피스에 대한 믿을만한 대안으로 제시한 것이다.

GNOME에 대한 새로운 지지에도 불구하고, 시장점유율 면에서는 KDE가 여전히 공개소스 데스크톱 분야의 선두주자로 자리잡고 있다.

에반스 데이터(Evans Data)의 리눅스 개발자 조사 데이터에서 리눅스 개발자의 70%가 KDE를 사용하고 있으며, 64%가 GNOME을 사용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단 이번 조사에 참여한 개발자들은 한 개 이상의 개발자 환경을 선택할 수 있었다. 에반스 데이터에 따르면, 모티프, CDE, 애프터스텝(AfterStep), 기타 유닉스/리눅스 데스크톱 환경의 사용자 폭은 훨씬 좁은 것으로 드러났다.

GNOME의 이득은 KDE의 손실?

이 경우 한 쪽 진영의 이득이 다른 진영의 손해로 나타나는 것인가?

KDE 팀 멤버인 커트 그랜로스는 리눅스 지지 사이트인 슬래쉬닷(Slashdot)에 올린 글에서, "GNOME이 훌륭한 데스크톱 환경이 된다고 해도, 이 때문에 KDE가 기존의 데스크톱 자리에서 물러나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하라"고 충고했다.

그랜로스는 "달리 말하면, KDE는 여전히 살아남을 것이고 앞으로도 계속 사용할만한 데스크톱이며 개발할만한 플랫폼으로 존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서 그랜로스는 휴렛팩커드, IBM, 썬 마이크로시스템 같은 확고한 유닉스 지지자들로 구성된 GNOME의 후원이 바로 성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며 “프로젝트에 더 많은 개발자들을 투입한다고 해서 프로젝트가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으며 결국엔 전혀 차이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썬은 많은 개발자를 보유하고 있지만, 그것이 중요한지는 좀 더 지켜봐야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소득 없는 경쟁은 그만

지난 주 리눅스월드에서 있었던 GNOME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은 GNOME과 KDE가 평화적으로 공존할 수 있는 상황을 설정하려고 노력했다.

사실, 최근에 그놈 협회 멤버 중 다수 기업이 소비자들에게 자사의 데스크톱 운영 환경으로 KDE나 GNOME를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KDE 2.0은 올 10월말이나 11월초에 나올 예정이다.

하지만 지난주 기자회견에서 GNOME과 KDE 팀이 그들의 공개소스 데스크톱 작업을 통합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 질문을 받자, GNOME 프로젝트 창설자인 미겔 데 이카사는 두 환경과 기반이 되는 라이브러리가 호환될 수 없기 때문에 통합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일부 공개소스 이상주의자들은 GNOME과 KDE 진영이 끝까지 싸울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슬래쉬닷의 한 게시자는 "이 말은 마치 GNOME과 KDE 팀이 원만한 협력관계를 이루고 있다는 것처럼 들린다. 중요한 것은 소프트웨어지 두 팀간의 어리석은 경쟁이 아니다"라며 “경쟁자가 된다는 것이 서로를 파멸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님을 좀 더 많은 사람들이 깨달아야 한다" 고 강조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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