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P룰’ 여의도연 조사대로 하면 영남권 현역 의원 교체율 90%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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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가 당 지지도보다 의원 지지율이 5%포인트 이상 낮은 지역구는 교체하는 ‘-5%룰’을 마련한 데 이어 이상돈 비상대책위원이 대구·경북(TK) 세대교체론을 언급함에 따라 영남권이 들썩이고 있다.

여의도연구소가 지난해 말 자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 기준을 적용할 경우 영남권의 현역 교체율은 90%, 수도권은 70%에 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주호영(52·대구 수성을·재선) 의원은 “대구·경북 지역의 한나라당 지지율은 50%를 넘어 60%에 가깝다”며 “당과 개인의 지지율 차이가 5%는커녕 10% 이내인 경우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상기(66·대구 북구을·재선) 의원도 “당을 위한 거라면 기꺼이 받아들여야 하겠지만 누군가 타깃을 정해놓고 하는 것이면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고 했다. 정해걸(73·경북 군위-의성-청송·초선) 의원은 “지역마다 사정이 다 다른데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부산의 한 의원은 “차라리 ‘전부 불출마하라’고 얘기하라”며 불쾌한 심정을 내비쳤다.

 서울 강남권(강남·서초·송파) 의원들의 반응도 비슷했다. 박영아(52·서울 송파갑·초선) 의원은 “5%고 뭐고 다 떠나서 특정 지역과 나이, 선수 등 정량(定量)적 기준으로 공천을 얘기하는 것은 과거 잣대”라며 “국회의원이 어떤 가치를 갖고 있느냐가 중요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박대해(69·부산 연제·초선) 의원은 “일률적으로 ‘5%’를 적용할 게 아니라 모든 예비후보를 놓고 여론조사를 먼저 한 뒤 현역을 교체할지 결정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김성조(54·경북 구미갑·3선) 의원은 “현역 의원이 기득권을 포기할 수 있는 형식의 ‘국민개방 경선’을 실시하자”고 제안했다. 지역별 예비후보자를 모아 1차 여론조사 경선을 치른 뒤 1, 2위 후보자가 최종 경선을 치를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 국회 정개특위 위원 7명 교체 = 여야는 이날 19대 총선 선거구 획정 문제 등을 논의할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소속 위원 7명을 교체했다.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는 당 쇄신 조치의 일환으로 지역구가 합쳐지는 곳의 현역의원은 정개특위에서 빼기로 했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지역구가 통폐합 대상인 김정훈·권영진·박준선·여상규·조원진 의원을 김기현·배영식·손범규·신지호·유일호 의원으로 교체했다. 민주당도 김성곤·이윤석 의원 대신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정장선·장세환 의원을 새 정개특위 위원으로 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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