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수 끝에 PGA 출전하는 배상문 “우즈와 맞붙는 꿈, 이제야 이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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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배상문은 13일 열리는 소니오픈을 통해 PGA 투어에 데뷔한다. 그의 눈매가 매섭다. [캘러웨이골프 제공]

“중2 때 골프를 시작한 뒤로 줄곧 미국에 가서 우즈랑 맞붙고 싶다 생각했죠. 드디어 그 꿈을 이루게 됐습니다.”

 올 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데뷔하는 배상문(26·캘러웨이골프)이 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배상문은 출국에 앞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그 넓은 미국 땅에서 적응할 생각을 하니 걱정도 되지만 자신 있다”고 말했다. 붉은 셔츠에 모자를 깊게 눌러쓰고 카메라를 뚫어져라 응시하는 그의 눈빛에서 타이거 우즈(37·미국)의 모습이 오버랩됐다.

 배상문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캘러웨이골프와 3년간의 메인 스폰서 계약을 체결했다. 캘러웨이골프는 배상문이 프로 데뷔 후 줄곧 클럽을 사용하며 오랜 인연을 맺어 온 브랜드다. 배상문은 앞으로 미국 캘러웨이골프 본사가 제공하는 맞춤 서비스와 글로벌 선수에 걸맞은 특급 대우를 받게 된다.

 배상문은 13일(한국시간) 하와이에서 개막하는 소니오픈을 통해 PGA 투어에 데뷔한다. 그는 2008년과 2010년, 지난해까지 세 번의 도전 끝에 꿈에 그리던 PGA 투어 카드를 손에 넣었다. “이제 들어가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가서 잘하는 게 중요하다.” 배상문의 목소리는 결의에 차 있었다. 그는 “2008년에 운이 좋아 됐더라도 투어 카드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2010년에는 더 아쉽게 떨어졌지만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돼 오히려 더 큰 약이 됐다”고 했다.

 그의 자신감은 한국프로골프투어(KGT)와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경험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2005년 KGT에 데뷔한 그는 2008년과 2009년 연속해 상금왕에 올랐다. 지난해에는 김경태(26·신한금융그룹)에 이어 한국인 두 번째 JGTO 상금왕의 기록을 썼다.

 배상문은 이제 타이거 우즈가 웅크리고 있는 PGA 투어를 겨냥하고 있다. 그는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한 주, 한 주 최선을 다하다 보면 노력한 만큼 결과는 나올 거라고 믿는다. 하루빨리 첫 우승을 거두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KGT 7승 중 5승, JGTO 3승 중 1승을 메이저 대회에서 거두면서 ‘메이저 사나이’란 별명을 가지고 있는 배상문. 그는 “그 우승이 메이저 대회라면 더 좋을 것 같다. 양용은 선배도 해냈듯이 나도 자신 있다”고 웃었다.

이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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