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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사용후기’는 막강한 마케팅 전략!

중앙일보

입력

미스캣닷컴의 수익 모델은 방대한 리뷰 DB에서 출발한다. 앞으로 대만, 중국, 일본까지 엮어 15만∼20만 개의 리뷰가 DB화 되면, 직접적인 제품 광고나 홍보를 넘어서는 총괄적인 마켓 서베이를 수행할 수 있다. 프로모션이나 광고를 위해 반드시 미스캣닷컴을 거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게 최종 목표다.

온라인이 오프라인을 드라이빙하는 상황

“회사나 투자자 모두 조급해 하지 말라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경제적 안정보다는 기업을 안정시키고 플랫폼을 안정시키는 데 신경 써야 할 때라고 봅니다.”

그는 “지금은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정리될 부분은 자연스럽게 정리돼야 할 시기”라고 조심스레 말한다. 물론 그 스스로도 닷컴 한파(寒波) 한복판에서 기업을 출범시키느라 어려움이 많았지만 어느 정도의 ‘정리’는 불가피하다고 판단한다. 동시에 현재 벌어지고 있는 온라인으로의 변화가 단순한 ‘패션’ 정도가 아닌 이상, 결국 온라인 기업의 잠재성이 현실화되는 방향으로 새로운 ‘산업 혁명’의 이행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대학 졸업 후 16년 동안 한 직장에서 펀드 매니저, 국제금융 전문가로 일하다 닷컴 기업 CEO로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미스캣닷컴(http://www.missKat.com) 한국 지사의 한대석 대표(41)는 “이미 온라인이 오프라인을 드라이빙하는 상황”이라며 “오프라인 기업들의 실적과 펀더멘틀이 모두 좋은 데도 불구하고 모든 시장이 얼어붙은 것은 온라인에 대한 투자가 냉각된 데서 오는 수급 불균형 때문”이라고 말한다.

미스캣닷컴은 특이한 사이트다. 특정 브랜드의 홍보와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일반 뷰티 사이트와 달리 수많은 뷰티 관련 제품들의 ‘리뷰(사용 후기)’만으로 운영된다. 현재 2백여 개의 브랜드와 5천7백여 개의 뷰티 관련 제품 데이터를 확보한 상태지만 전자상거래는 아직 계획하고 있지 않다. 그는 “검색 엔진에서 화장품을 검색하면 4,5백여 개의 관련 사이트가 나오는 데 대부분 전자상거래를 하는 쇼핑몰”이라며, “앞으로 몇 년 동안은 화장품을 온라인에서 팔아봐야 수익이 없는 것은 분명하다”고 잘라 말한다.

미스캣닷컴의 수익 모델은 방대한 리뷰 DB에서 출발한다. 올 2월 홍콩을 시작으로 싱가폴에서도 개설된 이 사이트는 현재 1만7천여명의 회원과 5만3천여 개의 제품 리뷰를 확보했으며, 올해 안에 대만과 중국, 일본까지 연결하면 약 15만∼20만 개의 리뷰가 DB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DB를 근거로 직접적인 제품 광고나 홍보뿐만 아니라 소비자 행태 분석, CRM을 활용한 E-메일·타깃 마케팅 등 총괄적인 마켓 서베이를 수행할 수 있다. ‘프로모션이나 광고를 위해서는 미스캣닷컴을 거쳐야 한다’는 상황을 만드는 게 최종 목표다.

그 동안 뷰티용품 시장을 서양에서 주도해왔기 때문에 대부분의 제품이 서양 여성의 기준에 맞춰질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아시아 여성들의 제품에 대한 경험과 피부 타입, 트렌드, 음식, 문화, 라이프 스타일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분석하면 관련 업계에 매우 큰 도움을 주는 정보가 될 수 있으며 아시아 여성 소비자들에게도 좋은 결과로 되돌아올 수 있다는 게 미스캣닷컴의 수익 모델이자 사업 목적이다.

그는 “오래 된 업종일수록 새로운 변화에 보수적”이라며 “화장품 산업도 온라인 혁명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온라인을 통한 마케팅이나 광고, 판매에 매우 소극적이라는 것. 그래서 “미스캣닷컴이 더욱 활성화 된, 강력한 사이트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뷰티 업계의 인식 변화도 병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미스캣닷컴은 사이트의 최초 출발이 싱가폴 여성 카타리나 탄(Katarina Tan·32)의 개인 홈페이지였다는 사실도 흥미롭다. 한국 지사 런칭 행사에 참석해 스스로 ‘화장품 광(狂)’이라고 밝힌 이 여성은 어릴 적부터 각별한 관심을 가졌던 뷰티 용품에 관한 경험담을 나누는 홈페이지를 수년 간 운영하다 지리, 문화적 경계를 초월한 아시아 여성만의 포털 사이트로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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