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헬스코치] 비만전문가가 체지방률에 더 주목하는 이유

중앙일보

입력

[박민수 박사의 ‘9988234’ 시크릿]

가정의학과 전문의
박민수 박사

내 아이가 소아비만인지를 알아보기 위해 병원을 찾으면 맨 처음 하는 검사도 아이의 체지방률을 살펴보는 것이다. 일명 ‘인바디 검사’라고 하며, 근육량과 체지방량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비만전문가들이 체질량지수보다 체지방률에 좀 더 주목하는 이유는 ‘체질량지수’란 체중과 키의 상관관계만을 따져 비만도를 알아보는 방법인데 반해, ‘체지방률’은 몸에서 전체 체지방 비율을 따지기 때문에 비만 정도를 좀 더 정확하게 판별할 수 있고, 다이어트 계획을 수립하기도 훨씬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즉, 몸무게만 봐서는 마르거나 통통한 정도라고 해도 근육이 적고 체지방률이 많은 아이는 다이어트를 수행하기가 무척 힘들고 어려워진다. 따라서 최초 무리한 운동 대신에 강도를 낮춰 아이의 근력을 어느 정도 상승시킬 때까지 기다려줄 필요가 있다. 또 체지방량이 어느 정도인가를 알면 아이의 식욕과 다이어트 고통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내 경험상 체지방량이 높은 아이들은 식욕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에 다이어트 실천을 신중하게 계획하고 진행해야 한다.

반대로 똑같은 체중이라도 근육이 많고 체지방률이 적은 아이는 다이어트가 쉽고 각종 성인질환에 노출될 위험성도 그만큼 낮다. 그러니 조금 무리해서라도 운동량을 늘리고, 신체활동을 많이 주문해도 무방하다. 진료실에서 본 근육량이 많은 아이들의 다이어트 능력은 더 뛰어나다. 아이의 근육량이 중요한 건강의 척도라고 할 수 있다.

보통 아이들의 체지방률을 살펴보면 남자 아이는 15%, 여자 아이는 20%를 넘으면 위험한 수준이다. 현재 우리나라 비만 어린이 비율이 대략 14% 정도지만, 체지방률을 감안하면 아마도 20% 가까이 집계될 것으로 예측된다. 즉, 우리나라 아이들의 다섯 명 한 명이 소아비만인 셈이다. 그만큼 흔한 것이 소아비만이다.

엄마들이 정말 잘 모르는 것이 이 체지방률이다. 근육량이 적고 체지방률이 높으면 영양대사가 잘 이루지지 않아 키도 잘 자라지 않고, 매사에 쉽게 피로감을 느끼는 소아만성피로증후군에 걸릴 위험도 커진다. 특히 아이의 체지방 비율이 높다면 또래보다 불과 2~3kg 밖에 체중이 더 나가기 않아도 성조숙증이 찾아올 수 있다. 비만이 아닌 과체중이라서 안심할 일은 결코 아닌 것이다.

따라서 꾸준하고 지속적으로 아이의 체지방률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당연지사 규칙적인 신체활동과 건전한 식사조절로 아이들의 근육량을 높이고 체지방을 줄이는 것이 최선의 방어책이다.

아빠의 금연계획, 엄마의 다이어트계획도 좋지만 올해는 우리 아이의 체지방율을 파악하여 아이건강의 적, 체지방을 제거하기 위한 체계적이고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보자.

박민수 가정의학과 전문의

박민수 박사의 '9988234' 시크릿 칼럼 더 보기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