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유네스코 역사마을 … 경북 ‘종가포럼’서 만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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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일본 기후현 오노군에 위치한 시라카와고 역사마을. 시라카와고는 199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으며 띠 지붕의 합장가옥이 보존된 전통마을이다. 주민과 민간단체는 68년 가옥보존조합을 결성하는 등 원형 보존에 노력해 왔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일본·중국의 역사마을 주민들이 올해 안동 하회마을과 경주 양동마을을 찾는다. 종가문화 명품화 사업을 벌여 온 경북도는 올해 상반기 개최 예정인 제5회 종가포럼을 아시아 역사마을 주민의 만남으로 추진 중이라고 2일 밝혔다. 하회마을과 양동마을이 일본·중국의 역사마을과 교류를 통해 한국의 종가문화를 알리고 전통 마을의 보존·관리 방법을 함께 논의하기 위해서다.

 일본은 시라카와고(白川鄕)와 고카야마(五箇山) 역사마을이 초청 대상이다.

 일본 기후현 오노군과 도야마현 히가시도나미군에 위치한 두 마을은 199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이들 마을은 자동차로 20분 거리다. 외부와 단절된 산악지대에 위치해 특유의 생활문화가 전해지고 갓쇼즈쿠리(합장가옥)라는 4∼5층 높이의 가옥이 잘 보존돼 있다. 띠 지붕을 한 갓쇼즈쿠리는 부처에게 기도하는 손 모양에서 이름이 붙여졌으며, 118동이 남아 있다.

 두 마을은 그동안 보존 노력이 남달랐다.

 주민들은 68년 갓쇼즈쿠리 가옥보존조합을 결성했다. 71년에는 촌락보호모임을 만들고 ‘주민헌장’을 제정했다. 또 94년에는 전통 건축물 보존지구로 지정하기도 했다. 95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뒤에는 해당 자치단체와 주민·민간단체가 ‘세계유산 보존재단’을 설립했다. 두 마을은 세계문화유산이 된 뒤 관광명소로 급부상했다. 관광객은 67만명(94년)에서 120만명(2000년)으로 급증했고 관광수입은 52억엔(약 781억원)으로 치솟았다. 관광지가 되면서 1차산업 종사자는 19.9%에서 4.2%로 줄고 3차산업 인구는 41.1%에서 57.4%로 증가하는 등 지역 산업구조마저 재편됐다.

 중국의 역사마을은 2005년 세계문화유산이 된 안휘성 남부 시디춘(西遞村)과 홍춘(宏村)이 초대된다. 이들 마을에는 명·청 시대의 민가 수백 채가 남아 있으며, 집집마다 수로로 연결된 정주 형태가 특징이다. 마을의 역사는 1000년에 가깝다. 중국은 시디춘을 홍보하기 위해 저우른파·장쯔이 주연의 영화 ‘와호장룡’을 촬영하고 다양한 공예품을 전시·판매, 일약 유명 관광지가 됐다.

 관광객이 몰리면서 마을은 새로운 문제에 직면했다. 유네스코는 역사마을에 상점과 음식점이 난립하면서 유지·관리가 위협 받는다고 경고하고 있다. 전통마을을 보존하기 위해 지정한 문화유산이 관광지가 돼 도리어 원형을 훼손해서 되겠느냐는 우려다.

 경북도는 상반기 중 이들 마을의 대표 10여 명을 초청해 하회마을·양동마을과 자매결연을 체결할 예정이다. 또 일본과 중국에 없는 무형문화재 등 한국 역사마을의 장점을 알릴 계획이다. 경북도 문화재과 류문규씨는 “하회마을은 무형문화재인 탈춤이, 양동마을에도 민속놀이인 정월 대보름 줄다리기 등이 남아 있는 것은 일본·중국의 역사마을이 따라올 수 없는 장점”이라고 말했다.

◆하회와 양동=유네스코는 2010년 7월 31일 두 마을을 ‘한국의 역사마을 : 하회와 양동’이라는 이름으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했다. 하회마을은 풍산 류씨, 양동마을은 월성 손씨와 여강 이씨의 집성촌으로 옛 건축물과 유교문화 등이 잘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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