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열전] 루드 반 니스텔루이(Ruud Van Nistelrooy)

중앙일보

입력

2000년 오프 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들의 가장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사건이라 한다면 루드 반 니스텔루이(Ruud Van Nistelrooy)의 영입과 관련된 일련의 과정들이 아닐까 한다.

지난 4월 현재의 소속팀 아인트호벤(PSV Eindhoven)으로부터 약 3천만불의 이적료에 잉글랜드 최고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의 이적이 양 구단에 의해 합의가 된 가운데, 친선 경기 도중 입은 오른쪽 무릎 부상으로 인해 메디컬 테스트에 실패하면서 반 니스텔루이의 이적 협상은 일단 중단되고 말았었다.

하지만 최근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그가 2001년 1월부터는 그라운드에 복귀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반 니스텔루이의 올드 트래포드(Old Trafford, 맨 유의 홈 구장) 입성에 대한 기대감이 맨 유 팬들 사이에서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다.

실제로 맨 유의 퍼거슨(Sir Alex Ferguson) 감독은 최근 인터뷰에서 그의 부상 회복과 이로 인한, 중단되었던 이적 협상의 재개에 관해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루드 반 니스텔루이.

그는 공교롭게도 향후 대표팀에서 같은 포지션에서의 활약이 기대되는 클루이베르트와 같은 날인 1976년 7월 1일 네덜란드의 오스(Oss)란 곳에서 태어났다.

그가 처음 프로 무대에 데뷔한 팀은 당시 네덜란드 2부 리그 소속의 덴 보쉬(FC Den Bosch)란 클럽이었다.

그곳에서 세 시즌을 활약한 뒤 스물 한 살이 된 그는 97/98 시즌 1부 리그(Eredivisie)의 헤렌벤(Heerenveen)으로 이적한다.

그것도 잠시, 97/98 시즌을 31경기 13골로 마감한 그의 가능성에 주목한 당시 아인트호벤의 감독 보비 롭슨(Bobby Robson)에 의해 약 5백만 파운드(당시 네덜란드 클럽간 최고 이적료)에 네덜란드 최고 명문 중 하나를 상징하는 필립스(Philips, 아인트호벤의 자회사)의 유니폼을 입게될 기회가 그에게 주어졌다.

마침 이 날은 그의 스물 두 번째 생일날로 그에겐 축구 인생에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한 중요한 날로 기억될 것이다.

호마리우, 호나우두와 같은 대스타들이 거쳐간 아인트호벤에는 95/96, 96/97 두 시즌 연속 득점왕을 차지한 바 있는 벨기에 출신의 슈퍼 스타 룩 닐리스(Luc Nilis)가 뛰고 있었다.

무려 10년 차가 나는 대선배와 호흡을 맞추게 되었지만 이 겁 없는 신출내기는 자신의 전 소속팀이었던 헤렌벤과의 데뷔 전 득점을 시작으로 34경기에 무려 31골을 득점, 닐리스와 함께 총 55득점을 합작 팀 득점의 60퍼센트를 상회하는 놀라운 괴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런 활약에 대한 대가로 동료들이 선정한 ‘올해의 네덜란드 선수상’ 수상의 감격이 돌아온 것은 물론 리카르트(Frank Rijkaard)가 이끌던 대표팀에도 선발, 국제 무대 데뷔 전(vs Germany 1998. 11. 18.)을 치르는 영광을 갖기도 했다.

한편, 반 니스텔루이와 닐리스의 투톱의 폭발적인 득점 포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지난 99/00 시즌 또다시 47점을 합작해내며 세 시즌 만에 팀을 리그 정상에 복귀시키는 데 성공한다.

반 니스텔루이는 29득점을 성공하며 2년 연속 네덜란드 리그 득점왕을 차지했지만, 아쉽게도 지난 시즌에 이어 유럽 최고의 득점왕을 가리는 ‘European Golden Boot’에서는 브라질 출신의 자르데우(Mario Jardel, 당시 FC Porto 소속)에 밀려 2년 연속 2위에 그치고 말았다.

글의 모두에서 언급한 부상의 여파로 자신을 세계 축구계에 알릴 절호의 기회였던 유로 2000마저도 포기해야 했던 반 니스텔루이.

스트라이커로서 다재다능 함을 고루 갖춘 그는 강력한 제공능력과 놀라운 가속능력, 다부진 체격에서 나오는 파워플레이, 그리고 정확한 골 감각을 겸비한 전형적인 골잡이라고 할 수 있는 선수다.

시원스러운 골 감각으로 인해 ‘새로운 반 바스텐(New Van Basten)’이란 애칭으로 네덜란드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그는 벌써부터 은퇴를 선언한 베르캄프의 뒤를 이을 오렌지 군단의 차세대 스트라이커로 지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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