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올림픽 D-24] 사격 메달 점검

중앙일보

입력

첫날 여자 공기소총 결과에 따라 사격에서 무더기 금메달이 쏟아질 수도 있고 메달을 확보하지 못하는 망신을 당할 수도 있다.

한국 사격 대표팀의 올림픽 메달 전망은 극과 극이다. 일단 2개의 금메달을 예상하고 있지만 아무도 보장은 못한다.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의 실력이 모두 비슷한 데다 0.1점차로 순위가 가려지기 때문에 '아차' 실수가 용납되지 않는다. 더구나 전통적으로 한국 사격은 분위기에 민감하다.

역대 올림픽에서 첫 금메달은 사격 여자 공기소총에서 나왔다. 시드니 올림픽도 예외가 아니다.

한국 사격은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때 여고생 여갑순이 이 종목에서 깜짝 금메달을 따내자 이은철이 뒤를 이어 금 2개를 목에 걸었다.

그러나 금 2개를 자신했던 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는 우승후보 김정미가 예선 탈락하자 결국 끝까지 한개의 동메달조차 따내지 못했다.

이번에도 한국은 개막식 다음날인 9월 16일 벌어지는 공기소총 경기에 '무서운 10대 콤비' 최대영(19.창원시청)과 강초현(18.유성여고)을 앞세워 금메달에 도전한다.

기록만으로 볼 때 가능성은 충분하다. 둘은 최근 연습 사격에서 경쟁하듯 4백점 만점을 쏘며 최상의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다.

애틀랜타 올림픽 우승자의 본선 기록은 3백97점. 두 선수가 이 정도의 기록으로 결선에 함께 오르면 둘 중 한명에게 금메달을 기대해도 좋다.

이들이 사격선수에게 필수인 두둑한 배짱과 침착한 성격을 갖고 있지만 국제대회 경험 부족이 치명적인 약점이다.

예상대로 첫 금이 나온다면 17일 여자 공기권총과 22일 여자 스포츠권총에서도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

스포츠권총의 '주부 총잡이' 부순희(33.한빛은행)는 기록도 세계 최정상급인 데다 침착한 경기 운영이 돋보인다.

여고생 송지영(18.경기체고)과 함께 나서는 공기권총에서도 메달 사냥에 나선다. 기록상으로는 두 선수 모두 우승권이다.

5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하는 노장 이은철(33.한국통신)은 오히려 기록으로는 입상 전망이 어둡지만 오랜 경험과 관록으로 공기소총과 소구경 소총에서 메달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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