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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사후 위기와 기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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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송종환명지대 북한학과 초빙교수 북방연구소장

새해 한반도 정세는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을 포함한 한반도 주변 4강의 리더십 교체에 지난해 12월 17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과 3대 세습이라는 변수가 겹쳐서다. 북한은 김정일으로의 2대 세습 중이던 1992~93년 제1차 핵 위기를 일으켰다. 따라서 김정은으로의 3대 세습 안착을 위해 제3차 핵실험이나 대남 국지적 군사도발을 벌여 위기를 조성할 수도 있다. 그러나 북한이 식량·에너지 등 고질적 경제난으로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으므로 외국 유학까지 한 김정은이 북한 주민을 먹여 살리기 위해 핵을 포기하고 개혁·개방의 길을 택할 것이라는 일루의 희망도 기대된다.

 2009년 상반기 북한·중국 접경지역에 있는 북한 주민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더니 북한 붕괴 시 중국과 통합하는 것이 좋겠다는 사람들이 40%, 자력갱생이 31.5%, 한국과 통일해야 한다는 의견이 27%가 나왔다. 우리에 대한 인식이 낮은 것이다. 이러한 때에 북한 당국과 주민을 분리하고 주민의 마음을 사는 대북정책의 실천이 시급하다.

 김정일 사후 위기와 기회는 우리가 하기에 달려 있다. 도랑을 파야 물이 흐르듯 우선은 북한 주민에게 인도적 지원을 하고 최소한 민간 차원의 경제·문화 교류·협력 금지를 해제해 꽉 막힌 남북 관계의 돌파구를 열어야 한다. 그 다음은 최장 20년을 내다보고 북한이 우리와의 상생·공영을 하지 않을 경우와 할 경우, 북한 체제 붕괴로 한국 주도의 통일 한반도가 구현될 경우 등 상황별로 대책을 세워 흔들리지 않게 추진해야 한다.

송종환 명지대 북한학과 초빙교수 북방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