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비 2000만원 문화재단에 낸 시의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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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비를 모두 기부한 송순임 부산시의원(가운데)이 29일 부산 남구 대연동 대천유치원에서 원생들에게 책을 읽어 주고 있다. [송봉근 기자]

“문화는 특정계층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문화 예술인들이 문화나눔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문화 소외계층이 줄어들 것입니다.”

 부산시의회 행정·문화위원회 송순임(55·무소속·남구 1) 의원은 29일 문화나눔사업에 써달라며 의정비 일부인 2000만원을 남송우 부산문화재단 대표에게 기부했다. 송의원은 이날 기부로 제 6대 부산시의원으로 활동하기 시작한 지난해 7월 이후 받은 의정비를 모두 기부하고 한 해를 마무리했다. 앞서 송의원은 지역 주민자치센터 6곳에 3000만원, 이태석 평화재단과 북한어린이 돕기 재단, 소아암 환우돕기와 장애우 단체 성금 등으로 2956만원을 기부했다. 이로써 그녀는 18개월간 의정비와 금융 이자 등 총 7956만원을 모두 기부했다.

 송의원은 올해 부산지역 문화·예술계에 ‘문화나눔 사업’이라는 화두를 던진 인물이다. 문화나눔을 제도화하기 위해 ‘부산시 문화나눔 지원에 관한 조례’를 발의했다. 이달 초 공포된 조례는 개인이나 단체가 지역 사회를 위해 대가 없이 문화 예술 분야 재능을 기부하면 부산시가 포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업의 사회공헌과 예술가들의 재능 기부 등 다양한 문화나눔 활동을 장려하는 것이다.

 송의원은 그동안 문화나눔 사업을 개인적으로 실천해 왔다. 병원·사회복지시설의 소아암 어린이들을 찾아다니며 동화구연 봉사활동을 꾸준히 해 왔다. 여류시인 13명과 함께 중학교를 찾아 시 창작 수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는 1997년 계간 ‘시와 시론’에 박화목 시인의 추천으로 등단한 시인이다. 부산여류문인협회 회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송의원은 자신의 의정비 기부를 의정비 인상으로 비난받는 다른 자치단체 의회들과 비교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저의 의정비 기부가 다른 의원들에게 누가 될까 걱정입니다. 열심히 활동하는 의원들이 마음 놓고 의정활동을 할 수 있도록 의정비는 현실화돼야 합니다.”

  송의원은 독신으로 대연동에서 유치원을 경영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하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글=김상진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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