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국영텔레콤사 민영화 진통

중앙일보

입력

대만 국영 중화텔레콤의 수천 근로자가 16일 정부의 민영화를 앞두고 회사의 급여체계와 정년에 손을 대지 말라고 요구하며 타이베이 시가지에서 시위를 벌였다.

대만 최대 텔레콤 회사인 중화 근로자의 시위는 정부가 오랫동안 보호해온 국영산업을 개방하려는 시점에서 노사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장 최근의 징후다.

3만5천 종업원을 대표하는 중화 노조의 이날 시위는 이 회사로서는 처음이자 대만 사상 최대인 주식공매의 1단계를 시작한 것과 때를 같이 한 것이다.

중화의 신임회장인 마오 치-쿠오는 `항의''라고 쓰인 노랑색 머리띠를 두른 근로자들에게 회사는 근로자들의 요구를 수락할 것이라고 말했으나 조건을 덧붙였다.

대만에서는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앞두고 무역과 투자의 자유화가 심화되고 있어 중화의 노사분쟁과 같은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1987년의 계엄령 해제와 대대적 민주개혁들도 근로자들의 권리에 대한 인식을 점차 증대시키고 불평의 장들을 열어놓은 요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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