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토드 헬튼, '4할을 향해 쏴라'

중앙일보

입력

불붙은 방망이, 4할을 노린다.

콜로라도의 1루수 토드 헬튼(26)
의 기세가 무섭다. 16일(이하 한국시간)
벌어진 뉴욕 메츠와의 더블 헤더에서 팀은 비록 2경기를 모두 패했으나, 헬튼은 8타수 4안타를 치며 타율을 3할9푼6리까지 끌어올렸다.

기세 좋던 초반에 비해 잠시 주춤하던 6월, 헬튼의 타율은 3할7푼6리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최근 13경기에서 헬튼은 48타수 29안타 6할4리의 맹타를 휘둘렀고, 4할 등정을 눈앞에 두게 됐다.

사실 헬튼의 타율에 대해서는 말이 많다. 그것은 헬튼이 쿠어스 필드를 홈구장으로 쓰는 콜로라도 소속이기 때문.

해발 1600m 덴버 고지대에 위치하고 있는 쿠어스 필드는 낮은 기압 때문에 ▲타구의 비거리가 길어지고(타구장보다 비거리가 10% 정도 더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 ▲직구의 속도는 빨라지지만 볼끝이 무뎌지며, ▲변화구의 각이 작아지는 등 타자에게 철저히 유리한 조건들을 구비하고 있다.

그러나 3할5푼9리를 기록하고 있는 헬튼의 원정경기 타율을 감안하면, 그를 단순히 '운좋은' 타자로 치부할 수 만은 없다.

헬튼이 타격에 눈을 뜨게 된 계기는 지난해 찾아왔다.

극심한 '2년차 징크스'에 시달리고 있던 지난 시즌, 특히 헬튼은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18타수 1안타의 극심한 슬럼프를 겪고 있었다.

미국 야구전문 잡지 '베이스볼 다이제스트' 8월호에 따르면 헬튼이 슬럼프에 빠져 있던 어느날 그는 클린트 허들 코치(현 콜로라도 타격코치)
와 진솔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고 한다. 그 대화에서 허들 코치는 헬튼에게 '언제나 생각하는 타격을 해라, 항상 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자세를 가져라' 등의 다소 평범한 조언들을 해줬다.

그러나 그 조언들은 헬튼에게 엄청난 의미로 다가왔다. 그 전까지 111경기에서 2할8푼8리, 19홈런, 66타점을 기록했던 헬튼은 나머지 48경기에서 3할8푼7리 16홈런, 47타점을 기록했다.

설령 올시즌 헬튼이 4할을 달성하더라도 그의 4할을 평가절하할 필요는 없다. 1961년 마지막으로 4할을 쳤던 테드 윌리암스도 펜웨이 파크에서의 타율이 훨씬 좋았다. 4할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의미가 있는 것이다.

Joins.com 김형준 기자<generlst@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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