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고품질은 기본 … ‘감성 입힌 차’로 도요타 뛰어넘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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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11월까지 국내를 포함한 전 세계에서 368만 387대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해 11.4% 늘었다. 이미 지난해 전체 판매대수인 360만8442대를 뛰어넘어 역대 최다 판매를 기록 중이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 초 계획한 390만 대 판매 목표는 물론 사상 최초로 글로벌 판매 400만 대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는 올해 새로운 슬로건을 발표하며 질적 성장을 통한 브랜드 영업에 박차를 가했다. 현대차가 탄탄한 글로벌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지속적인 품질경영을 펼친 결과 전 세계적으로 우수한 성능을 인정받고 있지만 브랜드 파워 면에선 도요타나 혼다 등 일본 브랜드에 미치지 못하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서다.

정몽구 회장도 그간 “초우량 기업의 성공 키워드 가운데 하나는 뛰어난 브랜드 관리역량”이라며 “현대기아차도 브랜드 가치를 선진메이커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세계 최고 수준의 브랜드 파워를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이제는 브랜드 이미지 변신을 선언해야 할 때”라고 거듭 강조해 왔다.

현대차는 업계 최초로 1월부터 ‘찾아가는 시승서비스’를 시작했다. 고객이 원하는 시간?장소에 담당직원이 차를 갖고 방문하는 고객 맞춤형 서비스다.

“새로운 생각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 미래 25년을 준비하겠다.”

지난 1월 열린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현대차가 6년 만에 선보인 새 브랜드 슬로건 ‘New Thinking, New Possibilities(새로운 생각이 새로운 가치를 만든다)’를 소개하며 던진 출사표다. 현대차는 이 슬로건이 현대차만의 프리미엄 가치 ‘모던 프리미엄’의 실행으로 구체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가 과거 이동수단으로서 자동차의 주행성능이나 디자인에 대한 고객 만족을 추구했었다면, 이제는 고객 생활의 일부분인 자동차를 소유하고 활용하는 모든 단계에서 갖는 감성적 가치를 충족시키겠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이에 따라 새로운 시도를 통해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여가고 있다. 국내의 경우 업계 최초로 고객이 정비업체를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차량 수리를 받을 수 있는 ‘Home to Home’ 서비스를 1월부터 펼쳤다. 또 업계 최초로 ‘365일 찾아가는 시승서비스’도 시작했다. ‘365일 찾아가는 시승서비스’는 ‘Any time, Wherever you are(언제든, 당신이 어디에 있든)’를 서비스 컨셉트로 고객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전문 담당직원이 예약한 차를 갖고 방문하는 고객 맞춤형 시승 서비스다.

현대차는 ‘감성 만족’ 마케팅도 펼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현대차와 코엑스가 2년간의 후원협약을 통해 뮤지컬 전용극장인 ‘코엑스아티움’을 신개념 복합문화공간인 ‘현대아트홀’로 바꿔 재개관했다. 뿐만 아니라 대치지점·광주지점·동대구지점·부산 동래지점 등을 문화·스포츠 등을 주제로 한 이색 테마지점으로 운영 중이다.

글로벌 성과는 눈부시다. 현대차는 올해 미국시장에서 11월까지 59만4926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20.6% 증가한 실적을 올렸다. 5~7월까지는 미국시장에서 5.6%의 점유율을 기록, 미국 진출 이후 가장 높은 점유율을 달성했다. 또한 쏘나타는 사상 최초로 연간 20만 대 판매를 돌파했다. 이같은 성과는 미국시장에서 품질에 걸맞은 제값받기와 함께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기 때문에 가능했다.

현대차는 지난 2월 미국 수퍼보울 경기에 광고를 내보냈고 세계적 관광명소인 뉴욕 타임스퀘어에 옥외광고도 실시하고 있다. 특히 최근엔 옥외 광고판에 스마트폰을 연결해 벨로스터 레이싱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인터렉티브 게임 ‘현대 레이스’도 런칭했다.

현대차는 또 지난 5월부터 ‘중고차 가격 보장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이는 현대차 보유고객이 2~4년내 현대차를 재구매할 경우 중고차 가격이 중고차 잔존가치 평가 기관인 ‘오토모티브 리스 가이드’가 평가한 것보다 낮으면 나머지 금액을 보상하는 것이다.

이런 프로그램의 시행은 그간 경쟁업체들에 비해 약점으로 작용했던 중고차 가격 면에서 소비자들의 인식을 향상시켰다.

현대차의 성장은 유럽과 중국에서도 이어졌다. 11월까지 유럽시장에서 36만6093대를 판매해 2.9%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지난 8월엔 역대 최고 시장점유율인 3.5%를 기록하기도 했다. 중국시장에선 11월까지 67만5875대를 판매해 지난해와 비교해 6% 향상된 판매실적을 올렸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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