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내수서 해외로 … 태양광 등 성장 지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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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은 2007년 초 태국에서 김승연 회장 주재로 ‘글로벌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한 이래 내수시장 위주로 구성돼 있던 사업구조를 개편하기 시작했다. 2008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로 한화의 신시장 개척은 다소 주춤했지만 내실을 다지며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체질을 개선한 덕에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냈다.

한화는 글로벌 경영의 승부는 결국 신시장 선점에서 결판날 것으로 판단하고 꾸준한 준비기간을 거쳐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신시장 개척에 나섰다. 지난해 8월엔 세계 4위 규모의 태양전지 및 모듈 생산업체인 중국의 한화솔라원을 인수하며 태양광업계의 새로운 강자로 도약했다. 이후 국내와 중국·미국 등지에서 태양광 분야의 회사를 신규 설립하거나 인수해 태양광 사업의 원료부터 발전분야까지 아우르는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왼쪽)이 지난 6월 베트남을 방문해 호앙쭝하이 베트남 경제부총리와 환담하고 있다. 한화는 지난 3월 ?글로벌 시장개척단을 발족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남미 아프리카, 호주 등 6개 권역에 파견했다.

한화는 올초 기존의 글로벌화 전략이 중국과 아시아·미국 등 일부 지역에 편중돼 있다고 판단하고 그간 취약했던 지역에 대한 비즈니스를 강화키로 했다. 2009년 말 실무진 10여 명으로 구성된 시장개척단 TFT가 후보 지역에 대한 조사를 벌여오다 지난 3월 해외사업실을 설치해 ‘글로벌 시장개척단’을 발족했다. 시장의 성장 가능성, 기존 사업과의 연관성, 신규 사업 진출 시 성공 가능성 등을 따진 뒤 남미·아프리카·아세안·호주·서남아시아·MENA(중동/북아프리카) 등 6개 권역으로 나눠 글로벌 시장개척단을 파견했다.

브라질·아르헨티나·콜롬비아·칠레·페루 등을 담당하는 남미지역 본부는 남미시장의 광물자원·식량자원·금융시장·건설 분야 개발을 책임진다. 한화는 올 8월 미개척 분야 개발을 위해 콜롬비아 개척단을 추가했고, 최근엔 아르헨티나도 포함시켰다. 남미 시장은 최근 산업 성장과 더불어 자본 시장 또한 성장하고 있어 브라질 등에선 금융시장 진출도 꾀하고 있다. 브라질은 2014년 월드컵과 2016년 올림픽 유치 덕에 건설경기가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돼 건설시장 진출도 노린다.

아프리카 지역본부에선 최근 자원개발 강화를 위해 나이지리아 개척단을 신설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 시장 전반에 대한 자원개발, 인프라 구축, 플랜트 및 주택 건설 사업 수주, 금융시장 진입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베트남 호찌민에 위치한 아세안 지역 본부는 베트남·미얀마·캄보디아·인도네시아 등 아세안 지역의 시장 개척을 책임진다. 태양광 사업 및 생산기지 확보, 사업 인프라 구축 및 자원 개발이 주된 업무다. 김승연 회장은 이 지역에 올해에만 두 차례 직접 방문하는 등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한화는 신규로 진출한 6개 권역 개척단의 단기 실적에 연연하지 않고 중장기적으로 상황을 지켜볼 예정이다. 또 현재는 이들 지역에서 한화의 낮은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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