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 생수시장 진출 관련업계 긴장

중앙일보

입력

코카콜라가 16일부터 국내 먹는샘물(생수)시장에 본격적으로 참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내 관련업체들이 긴장하고 있다.

코카콜라의 국내현지법인인 한국코카콜라㈜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먹는샘물 '순수 100'을 출시, 국내 생수시장에 뛰어들었다고 밝혔다. 한국코카콜라는 특히 이 신제품이 원료에서부터 상표명(브랜드), 포장, 로고에 이르기까지 국내에서 개발됐다고 강조했다.

한국코카콜라측은 또 "생수 출시는 미국 코카콜라 본사의 더글러스 대프트 회장이 취임 후 강조하고 있는 현지시장 중심의 사고와 정책의 일환"이라면서 "최근 출시한 아이스티 '네스티'에 이어 먹는샘물을 통해 보다 다양한 품목으로 적극적인 마케팅활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코카콜라측의 생수시장 참여에 대한 국내 관련업체들의 반응은 예사롭지 않다. 진로(석수), 농심(삼다수), 제일제당(스파클), 풀무원(샘물), 롯데칠성(아이시스) 등 경쟁업체들은 한결 같이 코카콜라의 생수시장 진출을 '비(非)콜라시장' 진출의 전주곡으로 분석한다.

이미 독주체제에 들어간 콜라시장에서 경쟁상대가 더이상 없는 상황에서 막강한 자금력과 마케팅력을 동원하면 비콜라시장에서도 빠른 시일 내에 자리를 잡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생수시장에 먼저 진출했다는 것이 경쟁업체들의 풀이다.

특히 지난달 1일부터 수질개선부담금 납입 여부를 나타내는 '병마개납세제'가 시행됨으로써 중소생수업체들의 덤핑물량이 줄어들어 가격구조가 안정된 것도 코카콜라의 시장참여를 부추긴 또 다른 요인으로 분석된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경쟁업체 관계자는 "생수시장은 경기회복세에 힘입어 연말까지 시장규모가 작년의 1천500억원대에서 2천500억원대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거대공룡인 코카콜라의 진입으로 시장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또 어느 분야에 진출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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