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적 재즈와 클래식의 정갈한 만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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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더위가 기승이다. 마음속에선 벌써 시원한 가을바람이 불고 있지만 절정의 여름태양이 내뿜는 열기에 금새 숨이 차오른다. 쿵작거리는 댄스음악도 피서지의 기쁨과 함께 시들해진 요즘, 지루하지 않은 재즈·클래식으로 늦더위를 식혀보는건 어떨까. 컨템퍼러리 재즈의 두 스타가 연주한 신선한 클래식 음반을 소개한다.

현대적 재즈와 클래식의 정갈한 만남

▶투 월즈/데이브 그루신·리 릿나우어
1.Concerto In A Minor For Four Keyboards..
2.Bachianas Brasileiras No.5·Aria(Cantilena)

3.Suite Conpostelana Ⅲ·Cuna
4.Canto Invierno

재즈 피아니스트이자 작곡?ㅗ족琯善??재즈의 현대적 진화를 선도한 거장 데이브 그루신과 퓨전재즈기타의 1인자 리 릿나우어가 함께 연주한 클래식 모음집. 두 사람의 이름만으로 가슴 설레는 재즈팬들이 많겠지만, 재즈와 클래식의 결합보다는 재즈 뮤지션이 클래식을 연주했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전통적 해석에 충실한 음반이다.

소프라노 르네 플레밍, 바이올리니스트 길 샤함, 첼리스트 줄리안 로이드 웨버와 플루티스트 제임스 워커 등 정상급 클래식 아티스트들이 협연, 빈틈없는 연주를 들려준다.

이 음반의 가장 큰 매력은 70년의 세월과 함께 무르익은 거장의 천재적인 음악성을 엿볼 수 있다는 점. '투시' '황금연못' 최근의 '랜덤 하트' 등 영화음악가로도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한 그루신의 섬세하고 생동감 넘치는 편곡은 한곡 한곡 아름다운 영상을 떠올린다. 두 사람의 피아노·기타를 비롯해서 바이올린·첼로·플루트와 플레밍의 드라마틱한 소프라노까지 각각의 악기가 가진 특성에 충실한 곡 해석은 현대적인 세련미를 더한다.

첫 번째 곡은 바흐의 '4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을 기타와 피아노를 위해 그루신이 새롭게 편곡한 것. 재즈팬들에게는 생소할 릿나우어의 뛰어난 클래식 기타와 그루신의 명료한 피아노 연주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다. 웨버의 호소력 짙은 첼로와 그루신·릿나우어의 트리오로 구성한 바흐의 '시칠리아나'도 매력적이다.

플레밍의 목소리가 인상적인 '브라질 풍의 바흐 5번' 중 '칸틸레나'의 아리아판과 마지막 트랙에 수록된 '브라질 풍의 바흐 4번' 중 '전주곡'은 바로크 음악과 브라질 토속음악과에서 공통분모를 찾았던 브라질 작곡가 에이토르 비라-로보스의 작품.

'엘레지아'와 '칸토 인비에르노'는 그루신의 작품으로 컨템퍼러리 재즈연주자로서의 면모를 엿볼 수 있다. 릿나우어 역시 이 음반을 위해 '눈물'이란 뜻의 슬픈 전주곡 '라그리마'를 작곡했다.

스페인 작곡가 페데리코 몽포의 '콤포스텔라나 모음곡' 중 '쿠나', 마뉘엘 데 파로의 '엘 파노 모루노'와 길 사함의 열정적인 바이올린이 돋보이는 '루마니아 민속 무곡'도 쉽게 지나칠 수 없는 곡.

Joins 엔터테인먼트 섹션 참조 (http://enzone.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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