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기업 위기론 심화에 새살길 몸부림

중앙일보

입력

닷컴 위기론이 번지는 가운데 코스닥기업들이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다.

스톡옵션 할증발행이라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기존의 스톡옵션 개념을 바꿔놓는가 하면, 합병과 기업분할 등 구조조정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스톡옵션 할증발행〓지난달 14일 코스닥기업 로커스의 직원 2백60여명은 서울 충정로 본사가 아닌 여의도 동원증권 10층 대강당으로 출근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경영진의 긴급발표가 있다고는 들었지만 엉뚱한 곳으로 출근하라는 지침에 어리둥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자리에서 김형순 사장은 충격적인 발표를 했다.

"앞으로 전직원들의 스톡옵션 행사가격을 부여시점의 주가보다 35% 높은 가격으로 정하고자 합니다."

말하자면 1만원에 받을 스톡옵션의 행사가격이 1만3천5백원으로 높아진다는 얘기다. 스톡옵션의 매력이 35%나 줄어드는 셈.

그러나 金사장은 "직원들과 경영진이 똑같이 회사의 성장성을 확신하는 기업은 결국 더욱 많은 이익을 내게 될 것" 이라고 설득했고, 모든 직원들은 결국 이 방침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로커스는 다음달 주총을 거쳐 약 30만주의 스톡옵션을 할증발행할 계획이다.

최근 직원 15명이 46만여주의 스톡옵션을 자진반납해 화제가 됐던 버추얼텍도 스톡옵션 할증발행을 추진 중이다. 또다른 벤처기업 N사를 비롯해 4~5개사도 이를 검토하고 있다.

◇ 이어지는 기업분할과 합병〓한국정보통신은 지난 8일 지역정보포털서비스를 담당할 스타브리지커뮤니케이션을 기업분할 형식으로 새로 설립한다고 공시했다.

제이씨현시스템도 인터넷통신서비스 사업부문인 엘림넷을 기업분할 형식으로 분사, 독립법인화한다고 지난 7일 공시했고, 이에 앞서 새롬기술과 풍성전기도 기업분할 방침을 밝혔다.

감자(減資)나 주식매수의 부담없이 유망사업 부문을 독립시켜 외자유치나 전략적 제휴를 쉽게 하기 위한 기업분할은 1998년 12월 도입됐지만, 올 여름 들어서야 활성화하면서 코스닥기업들의 새로운 생존전략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한편 메디다스가 지난 3월 의학연구사를 인수하는 등 올해 코스닥기업들의 흡수합병도 9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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