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프로야구] 조성민 선발승, '진실의 힘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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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를 위하여 - .

땀으로 범벅이 된 얼굴을 수건으로 닦으며 조성민(27.요미우리 자이언츠)은 피앙세 최진실(32)의 얼굴을 떠올렸다.

지난해 겨울 일본으로 출국하며 "그녀를 위해 반드시 재기하겠다" 고 다짐했던 조성민이었다.

조성민이 13일 히로시마 시민구장에서 벌어진 히로시마 카프와의 원정경기에서 2년여 만에 선발 등판, 재기를 확인하는 시즌 첫 승을 올렸다.

1998년 6월 13일 야쿠르트 스왈로스를 상대로 선발승을 따낸 이후 2년2개월 만에 맛보는 감격적인 승리였다.

조는 5이닝 동안 타자 20명을 상대로 삼진 2개를 잡아내며 홈런 1개 포함, 6안타.3실점(1자책)으로 버텨 팀의 7 - 3 승리를 이끌었다.

조는 최고 구속 1백47㎞의 빠른 공을 위주로 히로시마 타선을 막아냈으나 연속 2안타를 맞고 6 - 3으로 쫓긴 6회말 마운드를 미나미에게 넘겼다.

요미우리 타선은 2회 기요하라의 솔로 홈런과 6회 마쓰이의 2점 홈런 등으로 조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조는 올시즌 1승2패, 방어율 3.23을 기록했다.

조는 1 - 2로 뒤지던 4회초 공격에서는 2사후 좌월 동점 2루타를 때리기도 했다.

지난 98년 요미우리의 선발 자리를 확실히 굳히며 올스타전까지 출전했던 조성민은 올스타전 그날 마운드와 이별했다.

팔이 끊어지는 아픔과 왼쪽손목 인대를 잘라내 오른쪽 팔꿈치에 이식하는 수술. 그리고 1년이 넘는 재활은 자신과의 고독한 싸움이었다.

그리고 올해 중간 계투로만 여덟차례 마운드에 올랐으나 2패만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최진실과의 결혼발표 이후 그에게는 든든한 후원자가 생겼다.

그리고 보란 듯 피앙세에게 달콤한 결혼선물을 안겨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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