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족 하나 되는 감격의 8.15 특집

중앙일보

입력

남북 이산가족이 반세기 만에 가족을 방문하는 이번 8.15는 유례 없는 감격의 기념일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평양 상봉 장면은 지난번 김대중대통령의 순안 공항 도착장면처럼 실시간으로 보기는 힘들 듯하다.

방송4사(KBS.MBC.SBS.YTN)공동취재단 10명은 평양에서 촬영한 화면을 위성생중계가 아니라 녹화전송할 예정. 북측 조선중앙TV의 중계차와 남북의 위성 송.수신시설을 거쳐 우리 안방에 전해지는 화면은 대통령 방북시 공항 도착.출발 장면을 제외한 전 일정이 그랬듯, 적어도 한 시간 이상의 시차가 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방송사들은 15~18일 종일 생방송체제를 갖추고 평양의 상봉장면이 전송되는 대로 생중계가 가능한 서울 상봉장면과 교대로 방송할 계획. MBC는 또 이번 이산가족방문과 별도로 자체 추진한 현미.남보원의 방북.가족 상봉기를 14일 저녁 좌담.다큐로 소개해 상봉 전야의 분위기를 돋운다.

남북갈등은 이렇듯 해소의 실마리가 보이는 듯하지만, 일제식민지배의 상처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KBS는 종군위안부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두 편을 준비했다. 위안부출신 할머니들의 삶을〈낮은 목소리〉연작으로 기록해온 변영주 감독의 다큐 〈숨결〉(13일 오후 8시)은 그 완결편. 재미교포 김대실 감독의 다큐 〈침묵의 소리〉(14일 오후 11시30분)는 지난 5월 공영방송 PBS를 통해 미국 전역에 방송됐다.

EBS도 같은 일본군 부대 위안소에서 생활했던 세 할머니의 눈물겨운 삶과 해후를 중국 길림성.흑룡강성 등지에서 현지 취재, 〈어느 일본군 위안부의 잃어버린 55년〉(15일 오후 8시)으로 준비했다.

그밖에 MBC 〈한.일 인권의 가교-가즈코는 70에 한국을 보았다〉(14일 오전 11시)는 한국의 인권운동가를 꾸준히 후원해온 일본 가정주부를 통해 한일관계의 새로운 가능성을 조명한다.

EBS〈섬나라 속의 섬, 재일 민족학급〉(14일 오후 8시)은 남북문제.한일문제를 동시에 겪고 있는 오사카 민족학교 재학생들의 고민을 통해, KBS 〈연해주에서 만난 4개국 한민족〉(KBS1 15일 오전 11시)은 중앙아시아 출신 고려인, 중국국적의 조선족, 북한노동자, 남한사업가가 공생하는 현장을 통해 각각 민족문제의 지평을 넓혀준다.

한편 임진왜란 때 일본으로 끌려간 도공 심수관을 다룬 MBC 〈고향을 잊기 어렵습니다〉(15일 오후 4시10분)는 일본 후쿠오카매일방송(기무라 에이분 연출)이 제작한 다큐라는 점에서 8.15특집으론 이색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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