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프로야구] 스타 스토리 (3) - 마쓰이 히데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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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다치 미츠루의 만화 H2를 보면 히데오라는 고교최고의 타자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고시엔대회에서 히데오를 맞아 상대투수들은 결승전까지 연속으로 고의사구를 내며 승부를 피한다.그래도 결승에서 만난 투수는 용기있게 히데오에게 정면승부를 걸어오지만,여지없이 연타석 홈런을 맞고 무너진다.

이건 어디까지나 만화속 얘기라고 하겠지만 이와 비슷한 일이 현실에도 실재했다.바로 마쓰이 히데키(26)라는 괴물타자에 의해서.

마쓰이는 고교 3년 때 봄철 고시엔대회에서 연타석 홈런을 날리며 이때부터 그의 파워를 전국무대에 각인시켰다.이후 같은해 여름철 고시엔에서는 그의 파워에 겁을 먹은 메이도쿠기쥬쿠고교는 마쓰이를 5연타석 고의4구로 출루시켰다.마치 H2의 히데오에게 그랬듯이.

93년 마쓰이는 드래프트 1위로 요미우리를 역지명해 입단한 뒤 90년대 요미우리의 상징적 타자가 된다.프로데뷔후 마쓰이는 99년까지 208홈런 570타점을 올리며 일본최고의 파워히터로서 입지를 굳힌다.

홈런개수도 개수지만 186cm,95kg의 육중한 체격에서 나오는 마쓰이의 홈런은 최고비거리 140m대에 이르는,다른 선수와 질이 다른 초대형 홈런으로 일본인들을 경악시킨다.

올해부터 요미우리 4번을 맡은 마쓰이는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11일현재 홈런(29개),타점(73점),타격(0.335)3관왕에다 장타율,출루율1위등,도루를 제외한 거의 모든 타격부문을 석권하고 있다.올해들어와 힘뿐만아니라 정교함까지 더해져 타격이 만개한 느낌이다.

무뚝뚝한 성품과 험상궂은 외모때문에 그동안 마쓰이는 거만하다는 평가를 많이 받아왔다. 하지만 그는 그누구보다도 야구에 대해 진지하고,팬앞에 겸손한 선수다.

99 한일슈퍼게임에서 그는 7타수 7안타로 한국의 에이스들을 농락했다.다른 선수들이 시즌 직후라 몸이 엉망인 상태로 별 의무감없이 경기에 임한데 비해 마쓰이는 "프로란 언제나 팬들에게 최상의 모습을 보여줄 의무가 있다"며 최선을 다하는 타격을 보여주었다.

선동열의 은퇴 기념경기에서도 마쓰이는 떠나는 선동열에게 안타를 쳐냈다.이를두고 너무 매정한거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마쓰이는"물론 내가 삼진을 먹어줄수도 있다.하지만 내가 어설픈 스윙으로 삼진을 당해주는건 대투수 선동열 선수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라는 진짜 프로다운 발언으로 귀감이 된다.

마쓰이는 실력도 실력이지만 일본 최고인기의 야구스타다.국민구단 요미우리의 4번이기 때문에 그는 일본국민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요미우리팬의 큰 사랑을 받는다.이와반대로 마쓰이는 앤티요미우리팬들이 가장 싫어하고 무서워하는 타자이기도 하다.

주니치의 투수연습장엔 타자모형이 있다.바로 요미우리 55번 유니폼을 입은 고질라 괴물 모형이다. 안티(anti) 요미우리의 대표격인 주니치로서는 마쓰이야말로 요미우리 제1의 타도대상이자 가장 극복해야할 타자라는 걸 증명해주는 단적인 예라 할 수 있다.

올해 요미우리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있다.여기엔 물론 마쓰이의 공헌이 절대적이다.올해 마쓰이는 개인적으론 4년만의 MVP복귀와 86년 오치아이(당시 롯데)이래 14년만의 일본인 타격 3관왕을 향해 분투하며, 팀을 6년만에 다시 일본 챔피언에 올려놓는데 앞장서고 있다.

마쓰이 히데키.그를 좋아하든 싫어하든 마쓰이가 인기와 실력모두에서 현재 일본야구를 대표하는 최고의 타자란건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마쓰이 히데키(松井 秀喜)

생년월일:1974년 6월 12일
신장,체중:186cm,95kg
투타:우투좌타
소속팀:요미우리 자이언츠(93년 입단)

통산성적:913안타,204홈런,570타점,통산타율 0.293(99년까지 기록)
올해성적:111안타,29홈런,73타점,타율 0.335,볼넷82개

수상경력:96년 센트럴리그 MVP,98년 홈런왕,타점왕
95,96,97,98,99년 베스트9(외야수부문),센트럴 올스타(중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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