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업] 일본 국보급 불교문화재전…중앙박물관서 내년 2월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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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금동 보상화 문양 경전함, 1031년, 엔라쿠지(延曆寺) 소장, 일본 국보.

일본의 국보급 문화재는 좀처럼 바깥 나들이를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2002년 한·일 월드컵 공동개최를 기념해 국립중앙박물관이 경복궁에 있던 시절 ‘일본미술명품전’을 개최한 이후 10년 만에 이웃 나라의 명품을 소개한다.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은 특별전 ‘일본 비와호 지역의 불교미술-호수에 비친 극락왕생의 염원’을 20일 개막해 내년 2월 19일까지 연다. 일본 문화청, 규슈국립박물관 및 시가현(滋賀縣)과 공동으로 개최하는 이번 전시는 시가현 비와호(琵琶湖) 지역의 불교 미술을 보여준다.

 시가현은 고대 백제 유민이 정착해 한반도의 불교 문화를 전파한 곳이다. 조선통신사가 왕래하던 길인 조선인가도(朝鮮人街道)가 놓여 있다. 시가현의 중앙에 일본 최대의 내륙 호수인 비와호가 있다. 비와호 남쪽에는 일본 천태종의 발상지인 히에이산이 솟아 있고, 그 산 너머엔 천년 고도 교토가 놓여 있다. 시가현은 국가 지정 중요문화재만 국보 55건을 포함해 806건, 불교 조각의 경우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375건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이번 전시에는 일본의 국보 4건, 중요문화재 31건을 포함해 총 59건 94점이 나왔다. 가마쿠라 막부 시대의 대표적인 불화 ‘육도 그림’(13세기), 헤이안 시대의 꽃바구니(12세기), 보상화 문양이 새겨진 경전함(11세기) 등 화려한 국보급 불교 예술품이 먼저 눈길을 끈다. 지역색이 강한 온조지(園城寺) 소장 ‘귀자모상’(13세기)은 가톨릭의 성모상을 닮은 구도가 인상적이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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