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교향악단 분단후 첫 서울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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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 이후 북한 교향악단으로는 처음으로 서울에 오는 평양교향악단은 북한을 대표하는 최고의 국립교향악단. 단원은 1백30여명이다.

이들은 18일 입국, 20~22일 KBS홀과 예술의전당에서 공연을 갖고 24일 출국할 예정이다. 본래 14~15일 공연 예정이었으나 북한측 사정으로 늦춰졌다.

김일진(44)이 이끄는 평양교향악단은 단독 공연외에 곽승 지휘의 KBS교향악단(98명)과 혼성 편성으로 합동공연을 가질 계획도 갖고 있다.

서울 공연에서는 소프라노 조수미와 북한출신 독주자가 협연할 예정. 교향곡.협주곡 1곡씩과 '아리랑' 편곡을 들려줄 예정이나 구체적인 곡목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평양교향악단의 서울 공연은 지난 1994년부터 추진돼 오던 것. 예술의전당이 교향악축제에 초청하기 위해 통일부로부터 남북한 민간 접촉승인까지 받았으나 당시 핵사찰 등 민감한 남북문제로 인해 연기됐다.

또 지난 4월에는 평양 만수대극장에서 금난새 지휘의 유라시언 필하모닉과 합동 공연을 추진했으나 무산됐다.

남한 출신이 평양교향악단을 처음 지휘한 것은 지난 98년 11월. 제1회 윤이상통일음악제 참석차 방북한 박범훈(중앙대)교수가 지휘봉을 잡아 모란봉 극장에서 북한 작곡가 최성환의 '아리랑' 을 연주한 것.

46년 창단된 평양교향악단은 단원 모두가 평양음악무용대학 출신으로 전용 콘서트홀인 평양 모란봉극장(8백석)에 상주하고 있다.

현재 책임지휘자 김병화(67)를 비롯, 한영상.김정균.김호윤 등 3명이 전속지휘자로 활동 중이다.

'공훈예술가' 칭호를 받은 지휘자 김일진은 만수대예술단 상임지휘자 겸 평양교향악단 겸임지휘자를 맡고 있다.

첼리스트 출신으로 모스크바 음악원을 졸업하고 85년 카라얀 국제 지휘콩쿠르에서 1위 없는 2위에 입상해 세계 음악계의 주목을 받았다. 차이코프스키.드뷔시.쇼스타코비치.윤이상의 해석으로 정평이 나있다.

평양교향악단은 눈부신 색채와 장중한 사운드를 자랑하는 러시아 교향악단의 영향을 받아 대륙적인 기질을 소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기공연에서 북한의 창작곡 사이에 서양의 클래식 레퍼토리를 끼워넣는 식으로 연주한다.

특히 북한의 창작곡은 악보를 거의 외울 정도로 숙달된 연주를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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