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34시간, 김정일은 52시간 뒤 발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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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인(死因)을 “겹쌓인 정신·육체적 과로로 인한 중증 급성 심근경색과 심장성 쇼크”로, 사망 장소를 “현지지도 중 야전열차 안”이라고 발표했다. 17년 전 김일성(사진) 주석의 사망과 여러 면에서 닮았으면서도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주석은 1994년 7월 8일 새벽 2시 과로에 의한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 장소는 김 주석의 여름 거처인 묘향산 별장이었다. 부자가 모두 집무실이 아닌 외부에서, 심근경색으로 사망한 것이다. 북한을 둘러싼 주변 정세와 두 지도자가 추진하고자 한 정책 방향도 비슷하다. 김일성 주석이 사망한 시점은 북핵 위기가 정점을 치닫다 극적으로 반전된 상황이었다. 김정일 위원장도 최근 그간의 북핵 대치 국면을 유화 국면으로 전환시키는 중이었다.

 이와 함께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 모두 사망한 지 1∼2일 지난 뒤 언론매체를 통해 사망 사실이 발표됐다. 김 위원장의 경우 사망 후 51시간30분 만에 발표됐는데 이는 김 주석 때(34시간)보다 오래 걸렸다.

 애도기간도 이번(13일)이 더 길게 잡혔다. 김 주석이 사망했을 때 1994년 7월 8일부터 17일까지 열흘이었다. 장의위원회에 이름을 올린 사람들의 규모는 232명으로 김 주석 사망 때(273명)보다 줄었다. 김 위원장의 시신이 묻히는 곳은 김 주석이 안치된 금수산기념궁전이다. 이와 함께 북한은 18일 진행된 병리해부검사에서 김 위원장에 대한 질병의 진단이 완전히 확정됐다고 밝혔다. 북한은 김 주석이 사망했을 때도 하루 만에 병리해부를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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