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첫 입학설명회 개최한 호주 멜번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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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멜번대 입학설명회에서 관계자들이 관객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레트 밀러 멜번대 해외담당매니저, 윤지숙씨, 조인호씨, 한동우씨, 박상진씨.

 지난 1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36층. 호주멜번대(The University of Melbourne)가 한국에서 처음으로 입학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엔 멜번대 관계자를 비롯해 어학연수기관인 호손스쿨과, 대학예비과정을 담당하는 트리니티 센터, 다수의 유학업체들이 참가했다. 설명회를 총괄한 멜번대 레트 밀러 해외담당 매니저는 “멜번대는 호주 내 순위 1위로, 호주 주정부가 지정한 8대 명문대(group of eight, G8)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3명의 노벨수상자를 배출하고, 세계에서도 인정받는 대학이므로 국제 무대에서 활약하고 싶은 우수한 한국학생들이 많이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호주 멜번 빅토리아주에 위치한 멜번대는 1855년에 설립됐다. 호주에서 역사가 가장 오래된 대학 중 하나다. 2011년 현재 7개의 캠퍼스에 4만7000여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전교생의 26.4%가 해외 유학생이다. 교직원만 6500여명에 달한다. 현 호주 총리인 줄리아 길라드를 비롯해 역대 4명의 호주총리가 멜번대 출신이다. 코코스 유학 이형철 이사는 “호주 사회는 다소 보수적이지만 학생들에게 실용적인 교육과정과 실무기술을 가르치기 때문에 기업들이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2008년부터 전문대학원제도로 체제를 전환해 취업분야를 강화하고 전문인력을 배출한다는 이미지를 굳히고 있다”고 덧붙였다.

 2010년과 2011년 연속 ‘타임즈(The Times Higher Education)’가 선정한 대학순위에서 호주 대학 1위와 세계대학순위 37위를 차지했다. ‘고용주 만족도’ 평가 부분에선 하버드대, 캠브리지대, 옥스포드대에 이어 세계 4위에 오르기도 했다.

 멜번대는 멜번모델이라 불리는 독특한 교육시스템을 갖췄다. 2008년 도입한 멜번모델은 학부과정에서 24개의 이수 과목 중 1/4인 6개 과목을 반드시 전공과 다른 분야로 이수해야 한다. 이들 과목을 전공 외 심화선택과목(Breadth Subjects)이라 부른다. 매 학기 최소 한 과목 이상을 전공과 연계되지 않은 다른 교과목으로 신청하게 되는 셈이다. 멜번대 인문학부 케이트 맥닐 교수는 “졸업생이 전공분야에서만 전문가가 아니라 전공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다른 관심 분야에까지도 전문적인 소양을 갖추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멜번모델을 소개했다. 이어 “전인교육을 목표로 신설된 호주 내 대학 중 유일하고 독특한 프로그램”이라고 자랑했다.

 이런 시스템은 학부과정을 마친 학생이 다양한 분야의 진로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하게 작용한다. 환경학(Bachelor of Environments)을 학부에서 배우는 학생이라면 전공 외 심화 과목들로 중국어와 중국역사, 마케팅 과목 등을 선택하는 식이다. 맥닐 교수는 “전공 외 심화과목 선택제도를 통해 중국의 역사와 중국어 등을 공부했기 때문에 이 학생은 중국에서 건축사와 관계된 진로에 도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멜번대를 졸업하면 전공을 살려 세계적인 전문가가 되도록 돕는 것이 멜번모델”이라고 말했다. 학부 재학 중에 수강한 전공과 부전공과목, 전공 외 심화과목을 바탕으로 학사 때 전공과 상관없이 대학원에선 새로운 분야로 전공을 선택할 수 있는 것도 멜번모델의 특징이다. 학부 때 상경학이나 인문학을 공부한 뒤 멜번대 로스쿨에 진학하거나, 멜번대 의과대학원으로 진학하는 식이다.

 멜번대 학부제도는 호주의 다른 대학과 마찬가지로 3년의 학제다. 한국에서 고교를 졸업한 학생이 호주 대학에 입학하려면 1년간 파운데이션(Foundation Studies: 대학예비과정)코스를 거쳐야 한다. 호주의 고교 학제가 한국보다 1년이 더 길기 때문이다. 대학예비과정코스를 마친 뒤엔 별도의 영어 시험 없이 코스 성적에 따라 대학에 진학한다. 멜번대에 재학중인 유학생 윤지숙(건축설계 전공 3학년)씨는 “대학예비과정에서 입학에 필요한 성적과 준비물을 총체적으로 관리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예술계열 대학에 입학하는 경우에도 포트폴리오를 따로 제출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지은 기자 ichthys@joongang.co.kr 사진="황정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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