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지지율 9월 조사 이후 첫 하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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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 19일 대통령 선거일이 1년 남았다. 중앙일보-YTN-동아시아연구원(EAI)이 지난 17일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성인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기 여론조사 결과 새로 탄생한 민주통합당의 지지율은 과거의 민주당보다 상승했고,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지지율은 최근 4개월 사이 처음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선 구도의 불확실성이 점점 커지고 있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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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통합’으로 줄어든 한나라당과 민주통합당 격차=지난 16일 민주당과 시민통합당, 한국노총 등이 합쳐서 출범한 민주통합당의 지지율은 29.5%로 나타났다. 최근 4개월간의 민주당 지지율(9월 19.4%, 10월 27.9%, 11월 25.1%)을 뛰어넘는 것이다. 눈에 확 띌 정도로 지지율이 오르진 않았으나 야권통합파들은 일단 정체돼 있던 지지율을 상승 국면으로 끌어 올리는 데는 성공했다. 민주통합당은 내년 1월 15일 새 지도부를 선출하면서 추가로 ‘컨벤션 효과(Convention Effect·전당대회나 경선 이후의 지지율 상승 현상)’를 노리고 있다.

 한나라당은 지난달(34.4%)과 비슷한 35.9%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지지율 1위를 유지했다. 그러나 2위인 민주통합당의 지지율 격차는 지난달 9.3%포인트에서 6.4%포인트로 줄어들었다. 이명박 대통령 친인척 비리,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 비서관이 연루된 중앙선관위 디도스 공격 사건 등 대형 악재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 선방한 셈이다. 박근혜 전 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당 쇄신의 전면에 나서는 쪽으로 당내 분란이 정리된 것이 지지율 하락을 막은 것으로 보인다. 민주통합당 출범으로 직격탄을 맞은 곳은 같은 야권의 통합진보당(민노당+국민참여당)이었다. 야권 지지층의 관심이 민주통합당으로 옮겨가면서 지난달 10.5%였던 지지율이 4.9%로 급락했다.

 ◆대선주자 지지율=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에도 미묘한 흐름이 나타났다. 안철수 원장의 지지율에 처음으로 제동이 걸린 것이다. 차기 대선주자 전원을 놓고 조사한 결과 1~2위는 여전히 박근혜 전 대표(29.2%)와 안 원장(23.3%)의 순이었다. 하지만 박 전 대표와 안 원장의 지지율 격차가 11월 2.5%포인트에서 5.9%포인트 차이로 커졌다. 안 원장의 지지율이 20.1%(9월)→25.9%(10월)→27.3%(11월)로 최근 3개월간 상승세를 이어가다 이번 조사에선 4% 포인트가량 떨어졌기 때문이다. 안 원장은 11월 조사(26일) 직후인 이달 1일 안철수연구소 사회공헌 활동 발표장에 참석해 “신당 창당이나 (내년 총선 때) 강남에서 출마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했었다. 반면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은 지난달(29.8%)에 비해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양자 대결에선 안 원장이 여전히 강세였다. 안 원장은 49.4%로 박 전 대표(39.4%)를 10%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다만 11월 조사(안 원장 50.1%, 박 전 대표 38.4%)보다는 격차가 줄었다.

 ◆한나라당 ‘당 유지 쇄신’ > ‘재창당’=한나라당의 진로와 관련해선 ‘한나라당을 유지하고 실질적 쇄신을 추진해야 한다’(50.2%)는 응답이 ‘당을 해체하고 재창당을 해야 한다’(22.1%)는 답변을 크게 앞질렀다. EAI 여론분석센터 정한울 부소장은 “외형적인 변화보다는 실질적인 변화와 정당체제의 안정성을 선호하는 게 한나라당 지지층”이라고 해석했다.

 내년 총선·대선 투표 성향을 묻는 질문에는 ‘모두 여당을 찍겠다’는 응답이 14.9%로, ‘모두 야당을 찍겠다’는 응답(17.7%)보다 적었다. 그러나 ‘후보에 따라 투표가 달라질 것’이란 답변이 절반 이상(54.3%)으로 나타나 총선의 경우 공천이 승부를 가를 것임을 보여줬다. ‘총선 때는 야당, 대선 때는 여당’ 혹은 ‘총선 때는 여당, 대선 때는 야당’에 투표하겠다는 일종의 ‘교차투표형’ 유권자들은 각각 3.3%였다.

 이번 조사의 표본은 성·연령·지역별 인구비례에 따른 할당추출법으로 선정했고, 집전화 RDD(임의번호 걸기)와 컴퓨터를 이용한 면접방식으로 진행했다. 최대 허용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3.5%포인트, 응답률은 10.4%다.

신창운 여론조사전문기자, 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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